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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신작 희망의 끈, 줄거리와 결말 히가시노 게이고 신작 추리소설 (김난주 옮김, 도서출판 재인, 2022)을 다 읽었다. 465페이지의 두툼한 이 소설책은 목차도, 작가의 말이나 번역자의 말도 없이 곧장 내달리기 시작했다. 희망의 끈은 내가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 되었다. 최근 작이라서 그런지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여성 비하적인 시선도, 장황한 수사 배경 설명도 많이 줄어 있었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하지만 이 소설에서도 형사들은 여전히 택배기사로 가장해 용의자들을 접촉한다든지 하는 등의 낡고 우스운 수사기법들을 자랑한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걸 수사기법인 양 여러차례 추켜세운다. 이러한 쓸데 없는 내용들을 줄였다면 좀 더 매끈한 추리소설이 되었을 것이다.이 소설에서는 여성 캐릭터 .. 2023. 6. 11.
오가와 이토 달팽이 식당 줄거리, 요리가 만드는 힐링 오가와 이토의 (권남희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2022)은 사랑하는 남자에게 배신을 당한 여주인공이 작은 식당을 하면서 다시 일상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2010년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되었다가 작년에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다.도쿄 야나카에서 앤티크 기모노 가게를 하는 시오리가 유부남 기노시타 하루이치로를 만나 사랑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담은 오가와 이토의 (2011)을 잔잔하게 읽었다는 기억에 달팽이 식당도 읽어보았다.오가와 이토는 상처받은 주인공을 담담하게 토닥거리는 힐링 소설들을 많이 썼다. 음식과 요리 이야기도 많이 한다. 이 소설도 상처받은 주인공이 요리를 하며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로하며 자신도 안정을 찾아간다는 이야기이다.와가와 이토 프로필1973년 야마가타현 출생. 1999년 .. 2023. 6. 10.
우울증 치료방법, 고태희의 힘을 낼 수 없는데 힘을 내라니 고태희의 (현대지성, 2022)는 작가 정여울의 말처럼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우리는 흔히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빨리 낫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격려하곤 한다. 인생은 생각하기에 달렸으니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힘내라고, 의지만 있으면 그깟 우울증 따위는 아무것도 아냐라고 말이다.이 책 의 저자 고태희는 인하대학교 공대를 수석 입학해서 차석 졸업한 재원이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재료공학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에는 포스코 기술연구원에 연구원으로 입사했다.하지만 고태희가 포스코를 벗어나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면서 그녀의 인생에서 장밋빛 미래는 사라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그림자가.. 2023. 6. 9.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좋은 글쓰기 48가지 요령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김영사, 2023)는 작가가 지난 13년 동안 글쓰기 수업과 강연을 하며 자주 받은 질문들 중 생활 속에서 좋은 글쓰기에 도움 될 만한 48가지의 요령을 담은 책이다. 이 책에는 은유 작가가 글쓰기 수업 '감응의 글쓰기', 메타포라' 등을 진행하고 한겨레 신문과 경향신문, 시사IN 등 여러 매체에 인터뷰 기사 및 칼럼을 연재해 오면서 체득한 글쓰기에 대한 산경험들이 녹아있다. 저자 도서 목록 은유 작가는 글쓰기 3부작 , , , 산문집 , , , 인터뷰집 , , 등을 펴냈다. 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을 축약 인용해 본다. 블로거니까 이 부분이 가장 먼저 마음에 와닿았다. "블로그를 만들고 하루 방문자 수가 100명을 안 넘고 서너 달은 지나야 댓글 하나 달리는 적막한 블로그에서 .. 2023. 6. 7.
김선영 작가 시간을 파는 상점 줄거리와 독후감 시간을 파는 상점 독후감김선영의 (자음과 모음, 2012)은 어른들도 많이 읽은 청소년소설이다. 우리 집만 해도 아이 둘, 어른 둘이 모두 읽었으니까, 인기가 대단했던 걸로 기억된다. 서지사항을 보니 2013년 3월 22일 인쇄본인데 35쇄가 찍혔다. 시간을 파는 상점은 청소년소설임에도 플롯 전개가 빠르고 문장도 단단해서 빨리 읽힌다. 청소년소설에서 흔히 보이는 도덕적인 강박도 많이 보이지 않고, 어른이 청소년을 대변하는 듯한 위세도 잘 보이지 않으니까 인기가 많았을 것 같다.그래도 주인공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훈훈하게 흘러가다 엔딩을 치는 것은 여전히 아쉽다.김선영 작가 프로필1966년 충북 청원 출생.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로 등단했다. 2011년 으로 제1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 2023. 6. 6.
에쿠니 가오리 낙하하는 저녁 줄거리, 한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 낙하하는 저녁, 실연은 어떻게 치유될까? 아내는 에쿠니 가오리의 찐 팬이다. (김난주 옮김, 소담 출판사, 2017)을 에쿠니 가오리 소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해서 옛날에 한번 읽었다가 재미가 없어 그만두었던 전력이 있다.며칠 전 아들이 왔을 때, 또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하길래 이번에는 제대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취향상 아들은 아마 읽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한다. ㅋ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은 8년 동안 사귄 애인을 일 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그를 떠나보낼 수 있게 되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에쿠니 가오리 프로필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꼽힌다.1964년 동경에서 태어나 미국 델라웨어 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로 페미나 상을.. 2023. 6. 5.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가 말하는 빨치산 아빠와 나 탁월한 유머감각으로 아버지에게 바치는 추도사작가의 말에서 '나 잘났다고 뻗대며 살아온 지난 세월에 통렬한 반성이다.'라고 썼지만, 나는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창비, 2022)를 엄혹한 삶을 살아야했던 아버지에게 바치는 추도사로 읽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으면서 묘한 감정에 자꾸 빠졌다. 에구, 빨치산으로 아버지는 그렇다 치지만 그 딸은 지가 선택한 삶도 아니었는데, 그녀가 산 한평생도 오죽했을까, 무릎을 치면서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이상하게도 킥킥거리게 되고 그러다 또 눈물이 핑 도는 그런 소설이었다.작가가 아버지를 보내면서 아버지가 품었던 한을, 또 자신이 품었을 한들은 쉽게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유머라도 섞지 않고 이야기한다면 독자들을 한정없이 슬픔으로만 몰고 들어가 독자도, 작가도.. 2023.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