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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소설과 영화 차이와 소년의 첫사랑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 (김재혁 옮김, 이레, 2004)는 남자라면 첫사랑이 떠오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설 보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로 더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합니다.영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영화는 강렬한 에로티시즘의 짧은 순간들과 성적이고 도덕적인 딜레마들을 집요하게 파고든 걸작이었습니다. 케이트 윈슬렛은 대담하고도 원숙한 메서드 연기로 2009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습니다.영화 리뷰를 올린다면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을 정도로 에로틱하면서도 철학적인, 그래서 그 감동이 오래도록 남았던 걸작으로 기억됩니다.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당시에는 악의 평범성이니 하는 관점에서 영화를 해석하는 평들이 대다수였으나 세월이 지날수록 이 소설은 그러한 역사적인 .. 2024. 10. 28.
심청전의 현대적인 각색 <그녀의 심청> 줄거리와 한강의 채식주의자 웹툰 은 심청이와 장 승상 부인의 연대와 사랑에 초점을 맞추어 고전 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만화이다. 작가는 seri와 비완이다. seri는 부산외고를 거쳐 서울대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국어교사로 일하다 웹툰 작가가 되었다. 비완은 한국 애니메이션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 미술대학을 나와 현직 미술 교사이자 웹툰 작가이다.고전 소설 의 이야기를 떠올릴 때마다 뭔가 모를 불편함이 있었는데, seri와 비완의 은 원전의 도발적인 비틀기를 통해 어느 정도는 그 불편함을 해소해 준다. 심청전의 주제우리가 아는 심청전의 줄거리를 정리하면 이렇다. 효심이 지극했던 심청은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하여 꽃다운 열여섯 나이에 공양미 삼백석에 인당수에 몸을 던졌고, 용왕은 그런 심청을 어여삐 여겨 심청이 황제의 부인.. 2024. 10. 17.
한강의 채식주의자 책 줄거리, 나무 불꽃과 몽고반점 해석 한강의 는 인간의 식욕과 성욕, 그리고 폭력의 근원을 탐구한 연작 소설이다. 주제가 그렇다 보니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잘 읽히고,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어야만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있는 구성을 가진 소설이기도 하다.채식주의자의 구성는 세 편의 중편을 엮은 연작소설이다. 먼저 가 창작과 비평(2004년 여름호)에 발표되었고 (이상 문학상 수장작)이 문학과 사회(2004년 가을호), 그리고 이 문학 판(2005년 가을호)에 발표되었다.이 소설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맨부커상(2016년 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수상한 작품으로 영역본은 위의 중편 세 편을 묶은 소설이다. 그간 한국 작가들의 소설이 맨부커상 후보작으로 오른 작품은 아래와 같다.천명관 고래 부커상 최.. 2024. 8. 12.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줄거리, 로맹 가리의 두 번째 공쿠르 상 수상작 에밀 아자르의 은 열네 살 고아 소년 모모가 어린 시절의 슬픔과 외로움을 이겨내고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프랑스의 성장소설입니다.로맹 가리와 에밀 아자르작가 로맹 가리는 여러 개의 필명을 사용했는데요. 필명 '에밀 아자르'도 그중의 하나였습니다. 로맹 가리는 (1956)로 이미 공쿠르상을 수상했고, (1975)으로 두 번째 공쿠르 상을 수상했습니다.공쿠르 아카데미는 한 작가에게 공쿠르 상을 두 번 수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는데요. 아카데미는 이후로도 에밀 아자르와 로맹 가리가 동일인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고, 이는 프랑스 문단의 전무후무한 기록이 되었습니다.에밀 아자르가 로맹 가리였다는 사실은 그로부터 한 참 후인 1980년 12월 2일, 로맹 가리가 남긴 유서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권총 자.. 2024. 8. 7.
외과 의사, 한 여름 추리 소설 추천 메디컬 스릴러 리졸리 앤 아일스 시리즈 연일 밤낮 없는 폭염이 무섭다. 어젯밤은 자정인데도 29도였다. 열기 가득한 한 여름밤에는 뭐니 뭐니 해도 소름 돋는 추리소설이 제격이다. 열대야를 시원하게 날려 보낼 추리소설로 '메디컬 스릴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테스 게리첸의 (박아람 옮김, 노블하우스, 2006)를 추천한다. 를 펼치는 순간, 손에서 책을 떼기 어렵다. 흥미진진하고 잔혹하다. 그 끔찍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묘한 힘이 책장을 덮을 때까지 지배한다. 소설의 소재는 여성의 자궁을 적출하는 연쇄 살인범을 쫒는 이야기다.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유감스럽지만 이 소설을 읽는 것보다 그냥 더위를 참는 게 나을 수도 있다.테스 게리첸과 리졸리 앤 아일스 시리즈1953년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스탠퍼.. 2024. 7. 30.
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 아스퍼거 증후군 증상과 테스트 (쥘리 다셰 지음, 마드무아젤 카롤린 그림, 양혜진 옮김, 이숲, 2017)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저자 쥘리 다셰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 노블이다. 여성 특유의 그림체가 잔잔하게 이야기를 이끈다. 저자 쥘리 다셰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자폐에 대한 오진과 오해의 사례를 담담하게 풀어내 독자들에게 '정상성'과 '차이'에 대하여 성찰할 계기를 준다.아스퍼거 증후군 증상과 정의'아스퍼거 증후군'은 1944년 오스트리아 의사 '한스 아스퍼거'에 의해 '자폐성 정신질환'으로 처음 보고되었다. 쥘리 다셰는 작품 속 주인공 '마그리트'를 통해 아스퍼거 증후군 이야기를 들려준다.아스퍼거 증후군은 현대 의학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하나'로 생각되고 있다. 그래서 오진하기 쉽다... 2024. 7. 18.
김훈 소설 공무도하와 고대 시가 공무도하가, 줄거리와 해석 부고(訃告) 문자를 볼 때마다 나에게는 몇 년의 세월이 남았을까,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작가 김훈은 산문집 에서  “핸드폰에 부고가 찍히면 죽음은 배달상품처럼 눈앞에 와 있다.”라고 썼다.산문집을 내는 것으로 보아 작가 김훈의 근황은 삭아드는 인생의 단계를 적당히 엄살을 부려가며 건강하게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김훈은 자주 인생의 고단함과 허망함을 노래했다. 2009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도 그렇다.공무도하 줄거리이 소설의 표지는 독특하다. 작가의 원고지를 겉표지로 삼았는데, 연필을 꾹꾹 눌러쓰는 작가의 필력이 느껴지는 표지이다. 타이핑이 아닌 원고지를 쓰는 그의 고집은 흘러가는 세월에 대한 안타까운 헌사이다. (2001)와 (2007) 등 남성 팬덤을 구축한 김훈은 역사소설이 아닌 일반 소설에서도 크게.. 2024.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