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로그라인67 내 아들의 학위 수여식에서 생긴 일 아들 학위 수여식은 꼭 기록으로 남겨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벌써 4개월이나 흐르고 말았다. 그땐 겨울이었으나 벌써 폭염특보가 여기저기 확산되고, 어젯밤 강릉에서는 첫 열대야가 나타나는 여름이 되었다. 게으르면 아무것도 기록으로 남지 않고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추억의 단초를 쉽게 풀어낼 수 없게 된다.학위수여식은 2024년 2월 16일 금요일 오후 2시, 교내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개최되었다. 아들은 지난여름에 가을 학기 졸업을 하고 이 학교 대학원생이 되어 있었다. 이 학교는 1년에 한 번만 학위 수여식을 개최하므로 이번에 참석하게 되었다. 아들이 대학원에 진학한 걸 보면 인생에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구나 하는 걸 느낀다. 우리 부부는 전날 미리 올라가 아들을 찾았다. 어쩐 일인지 아들이 처음으로 .. 2024. 6. 11. 나홀로 집에 남겨진 홈 셰어링 부부 아들이 모처럼 와서 주말을 보내고 학교로 돌아갔다. 대학원 입시와 컨퍼런스 마감에 맞추어 논문을 제출하느라 얼굴이 핼쑥했다. 논문 제출 마감 시간, 새벽 5시까지 검증에 검증을 거듭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대학원 면접에서는 전례와는 다르게 전공 지식에 대한 질문은 전혀 하지 않아서, 그게 좋은 신호인지를 잘 모르겠다고. 아무튼 아들이 이번 주말에 내려온다고 했을 때 장을 단단히 봤다. 전통시장에서 이것저것 사다 보니 짐이 한 꾸러미였다. 가게 아주머니께서 기분이 좋은지 한 말씀했다. "오늘 엄청 많이 사시네에. 너무 많이 샀다고 사모님한테 쫓겨나는 거 아입니꺼?" 글쎄, 장을 많이 보면 아내도 좋은 거 아니가? 생각하면서도 좀 겸연쩍긴 했다. 신선한 채소며 과일, 한우를 양껏 샀다. 사흘 동안 열심히 요.. 2023. 5. 22. 밤에 내리는 봄비가 좋은 계절 저녁부터 밤비가 내렸다. 비가 오면 그냥 우산을 받쳐 들고 산책을 나가고 싶어 진다. 늦은 밤 시각에 내리는 비가 특히 좋다.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우산을 쓰고 밤길을 나서면 우산에 딱딱딱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듣기 좋다. 한산한 밤거리를 어둑한 가로등 불빛들이 추적추적 내 발자국을 따라오면 아주 먼 옛날의 비 오는 풍경들도 어느새 나와 함께 보조를 맞추며 걷는다. 나는 언제부터 비 오는 날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어린 시절 키우던 강아지가 비가 오면 그렇게 꼬리를 흔들던 때부터 나도 좋아했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첫 직장을 잡고 언젠가 비 오던 밤이었다. 그때도 오늘 같은 봄날이었던 것 같다. 모두 사회초년생이었던 우리들은 회식을 하고 굵어지는 빗소리에 너도나도 앞 다투어 .. 2023. 5. 5. 지방살이의 서러움 딸아이가 출국을 하기 위해 오전에 기차를 타고 갔다. 밤 8시 55분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인데, 오후 5시 30분에 인천공항에 집결하라는 공지가 떴다. 그 시간에 당도하기 위해서는 이곳에서는 11시쯤 KTX를 타야 한다. 긴 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또 공항열차를 갈아타는 과정이 꽤 번거롭다. 기차가 진입하는 안내 방송이 울릴 때 딸아이를 꼭 안아 주었다. 딸은 "아빠도 엄마랑 잘 지내세요."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기차에 올랐다. 대견하면서도 내내 서울을 오가야 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짠했다. 딸아이가 탄 기차가 멀리 사라지는 걸 지켜보는데, 문뜩 지방살이의 서글픔이 느껴지면서 가슴 한켠에 이슬방울 같은 것이 뚝뚝 떨어지며 지축을 흔드는 것 같았다. 엊그제 딸아이와 저녁을 먹을 때였다. "아빠, 밥 먹고 나.. 2023. 4. 24. 외화 통장에서 달러 현찰 인출 후기, 애드센스 수익금 실리콘 밸리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딸내미가 참석하러 낼모레 출국을 한다. 노잣돈이라도 좀 챙겨 줘야겠다 싶어 달러를 환전해 왔다. 지난번에 애드센스 수익금을 받은 SC제일은행 외화종합통장에 들어 있는 미화 중에서 110달러를 어렵사리 현찰로 인출했다. 외화통장에서 달러를 그냥 인출하면 되는 줄 알고 그냥 외화통장만 들고 갔는데, 은행에 가보니 그게 아니었다. 내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을 꺼내는 데도 원화를 꺼낼 때랑은 뭔가 다르고 좀 복잡했다. 더구나 수수료까지 붙여 먹는 게 아닌가. ㅠ 외화 통장 달러 인출 시 신분증과 수수료 외화통장을 보여주고 달러 현찰을 인출하러 왔다고 하니 먼저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지갑을 잘 들고 다니지 않는데, 그래도 은행에 간다고 지갑을 챙겨 가서 다행이었다. 신분증을 주.. 2023. 4. 19. 티스토리 블로그 댓글 종특에 대하여 티스토리를 하다 보면 댓글 유형이 놀랍도록 정형화되어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느끼실 것 같다. 오늘은 그 유형을 정리해 보면서 글 제목을 "티스토리 블로그의 댓글 종특"이라고 달아보았다.종특이란 종족 특성의 준말로 주로 다수 종족이 나오는 창작물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 티스토리 블로그 댓글에 적용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아 댓글 종특이라고 부르기로 했다.아시다시피, 티스토리는 애드센스 광고를 붙이기 위해 블로그를 하시는 분들이 대다수이지만, 물 흐르는 듯한 소소한 일상을 정성스레 올리는 블로그가 있는가 하면, 나름대로 자신이 터득한 전문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올리는 블로그들도 다수 있다. 잘 찾아보면.글의 논리 전개상 티스토리 블로그 글의 종특을 먼저 쓰야겠지만 그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 2023. 4. 18. 노트북 모델명 확인 간단 방법, 역 물려받기 오늘 딸내미가 서울 가면서 지가 쓰던 삼성 갤럭시북 노트북을 아빠 쓰라고 주고 갔다. 지금 쓰고 있는 LG 그램 노트북도 딸에게 물려받은(?) 것인데 또 노트북을 물려받게 됐다. LG 그램 노트북을 잘 쓰고 있던 딸이 어느 날 갑자기 간지 난다고 갤럭시북 노트북으로 바꿔는 덕분(?)에 아빠가 그램 노트북을 물려받았었는데, 이번에는 연수 때 갤럭시북 프로를 지원받아 갤럭시북이 필요가 없어져 준다는 것이었다. 반 년 정도 썼을까?... 아무튼, 이 노트북은 모델명이 뭔데? 하니까, 딸내미가 "그런 거 몰라도 된다, 아빠가 지금 쓰고 있는 노트북보다 사양이 좋으니까 그냥 쓰면 된다."라고만 했다. ㅠ 아무리 그래도 어떤 물건이든지 물건을 쓰려면 최소한 이름은 알고 써야 되지 않겠나 싶었다. 우리들의 어리숙한 .. 2023. 3. 25. 이전 1 2 3 4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