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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추천 소설 '비밀', 기발한 착상, 하품나는 전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추리소설 (창해, 2002)은 교통사고로 엄마는 죽고 기적으로 살아난 딸의 몸에 엄마의 의식이 빙의되는 판타지물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집사 윤현우는 재벌집 막내 손주 진도준으로 빙의되지만, 추리소설 은 꼭 재벌집 막내아들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인생을 다시 한번 더 살 기회를 얻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인생을 빛나게 살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니 현생을 함부로 살지 말자.역자 이선희의 후기를 보면 이 은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뛰어난 수작이라고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스스로 단언했다고 한다. 비밀은 작가의 추천작인 셈. 이 소설은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고,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제33회 시체스 국제영화제와 23회 일본 아카데미에서 여러 상을 수상하.. 2023. 5. 11.
배명훈 작가 연작소설 타워, 거대한 상상력이 빛나는 한국 SF의 귀환 한국 SF 르네상스와 작가 배명훈 2020년대를 한국 SF의 르네상스라고들 한다. 한국 SF의 르네상스를 다진 초석에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배명훈 작가의 연작소설 (문학과 지성사, 2020)이다. 2009년 출간된 타워는 가상의 초고층 도시국가 빈스토크를 배경으로 현대 한국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풍자한 소설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절판되었다가 2020년 개정판으로 비로소 재출간되었다. 신판 작가의 말에서 배명훈은 여러 국어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를 소개한 사실과 "이 책은 꼭 다시 내셔야 해요!"라는 독자의 말에 어디를 고쳤는지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처음 집필했을 때와 비슷한 정도의 시간을 들여 개정판을 내게 되었다고 전한다. 연작소설 에는 여섯 편의 중단편과 타워 개념어 사전 등 부록으로 네 편.. 2023. 5. 10.
나태주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풀꽃을 사랑하는 마음 시인 나태주와 풀꽃시인 나태주의 시집 (지혜, 2015)에는 그의 대표 시 풀꽃이 수록되어 있다. 시 풀꽃은 김소월의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만큼이나 널리 회자되었다. 풀꽃·1 전문은 단 3행에 24글자이다. 1행이 9자, 2행이 10자, 3행이 5자이다. 풀꽃·1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이토록 짧은 시가 어떻게 전국민적인 큰 울림을 낳았을까?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한중일을 비롯해 대만,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도 번역 출간되었는데, 일본어판 저자 서문을 보면 그 단초를 짐작해 볼 수 있다.나태주 시인은 열여섯 살 때부터 시를 썼지만, 오랜 세월 시인으로서 무명의 세월을 보냈는데, 나이 칠십이 되어서야 블로그나 카페에서 풀꽃이 회자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이유.. 2023. 5. 9.
어쩌다 시에 꽂혀서는, 정연철의 가장 시적인 위로 정연철의 (위즈덤하우스, 2021)는 엄마를 암으로 떠나보낸 열일곱 살 소년 겸이의 성장기를 담은 청소년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을 읽는 것이 재미있을 때마다 내 정신력 수준은 딱 십 대인가 싶을 때가 많다. ㅎ책 뒤표지에 2021 대구 올해의 책, 2021 청소년 북토큰 선정 도서라고 되어 있길래 작가가 대구 출생인가 찾아봤는데, 대구에서 국어교사로 일하시는 분이었다. 작가 정연철 소개1973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났다. 푸른 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에 동시가 당선되고,《어린이와 문학》에 동화가 추천 완료되어 등단했다. 동화 , , , 동시집 , , 청소년 소설 , , 등을 펴냈다.어쩌다 시에 꽂혀서는 줄거리겸이는 중학교 3학년 때 유방암으로 엄마를 잃는 슬픔을 겪는다. 세상을 정처 없이 떠돌던 아빠는 .. 2023. 5. 7.
김영하 여행의 이유 줄거리와 독후감 현존하는 소설가 중에서 김영하만큼 자주, 장기간 해외여행을 다닌 작가도 드물 것 같다. 김영하의 (문학동네, 2019)는 작가로서 그토록 자주 여행을 다녔던 이유에 답하는 여행 산문집이다. 김영하는 쉽게 읽히는 글을 잘 쓰는 작가다.사람들은 왜 여행하기를 좋아할까? 여행의 이유야 각양각색이지만, 크게 뭉뚱그려본다면 지치고 무료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진귀하고 새로운 세계를 맛봄으로써 다시 지루한 일상을 살아나갈 기력을 충전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김영하의  를 읽어봐도 작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는 답정너인 여행의 이유도 작가답게 논리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 잘 풀어썼다. 뻔한 말도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신선하게 풀어서 말할 줄 아는 것이 작가의 역량이기도 하다.작가 김영하 프.. 2023. 5. 6.
밤에 내리는 봄비가 좋은 계절 저녁부터 밤비가 내렸다. 비가 오면 그냥 우산을 받쳐 들고 산책을 나가고 싶어 진다. 늦은 밤 시각에 내리는 비가 특히 좋다.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우산을 쓰고 밤길을 나서면 우산에 딱딱딱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듣기 좋다. 한산한 밤거리를 어둑한 가로등 불빛들이 추적추적 내 발자국을 따라오면 아주 먼 옛날의 비 오는 풍경들도 어느새 나와 함께 보조를 맞추며 걷는다. 나는 언제부터 비 오는 날을 좋아하게 되었을까? 어린 시절 키우던 강아지가 비가 오면 그렇게 꼬리를 흔들던 때부터 나도 좋아했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첫 직장을 잡고 언젠가 비 오던 밤이었다. 그때도 오늘 같은 봄날이었던 것 같다. 모두 사회초년생이었던 우리들은 회식을 하고 굵어지는 빗소리에 너도나도 앞 다투어 .. 2023. 5. 5.
요시모토 바나나의 금지된 사랑 이야기, 소설 N·P 요시모토 바나나가 1990년 발표한 (김난주 옮김, 민음사, 2016)는 2대에 걸친 금지된 사랑을 묘사한 일본 소설이다. 지금까지 읽은 소설 중에서 정서적으로 가장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줄거리도 공감하기가 어려운 소설이었다. 굳이 이런 줄거리를 왜 생각해 내었을까?이 소설의 줄거리는 미국에서 활동하던 작가 다카세 사라오가 97편이 수록된 단편집 , 단 한 권을 남기고 자살하고, 그 책을 일본어로 번역하던 세 사람이 연달아 자살하는 사건을 따라가고 있다. 추치소설 같은 미끼이지만 추리소설은 아니다.97편의 단편을 묶은 를 처음 번역한 교수, 초벌 번역을 맡았던 여학생, 그리고 미발간된 98번째 스토리를 번역 중이었던 쇼지, 이렇게 세 사람이 자살한 것이다. 그들은 왜 자살한 것일까? 이 궁금증이 이 지루.. 2023. 5. 4.
파울로 코엘료 소설 연금술사 줄거리와 명언, 자아의 신화 찾기 소설 연금술사의 판매부수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문학동네, 최정수 옮김, 2001)는 1988년에 출간 이후 150여 개국에서 68개 언어로 번역되어 지금까지 6천5백만 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파울로 코엘료 신드롬을 일으킨 베스트셀러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누적 15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 2021년에 발간되었다. 파울로 코엘료가 말하는 연금술은 철이나 납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이 아니라 만물과 통하는 우주의 언어와 통하며 각자 자아의 신화를 찾아 살아내는 것을 말한다. 연금술사의 줄거리를 보면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보물이 숨겨진 피라미드 꿈을 꾸고 실제로 보물을 찾아 나서는 모험담을 그린 아주 단순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그것을 이루어내는 이야.. 2023. 5. 4.
블랙박스: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코끝 찡한 청소년 소설 추천 아동 문학가 황지영의 은 코끝 찡한 청소년 소설이다. 동화 작가였던 황지영이 처음 쓴 청소년 소설이기도 하다. 블랙박스의 주인공은 중학교 2학년 양고울이다. 고울이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겨울 방학을 하루 앞두고 절친 예담이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백주 대낮에 고울이가 보는 눈앞에서 예담이는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청소년 소설 블랙박스는 절친을 잃은 중학생 고울이가 트라우마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진다. 감정 과잉에 빠지지 않고 담담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필력이 자라나는 청소년을 새삼 돌아보게 만든다. 작가 황지영 소개 한겨레아동문학작가학교에서 동화를 공부하고, 2013년 으로 등단했다. 제8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로 제14회 마해송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 2023. 5. 2.
눈물을 심어본 적 있는 당신에게, 이주혜 첫 산문집 (에트르, 2022)는 번역가이자 소설가 이주혜의 첫 산문집이다. 눈물의 쓰임새는 보통 눈물을 흘리다, 머금다, 거두다 등으로 쓰이는데 작가는 대뜸 우리들에게 눈물을 심어본 적 있는지 묻는다. 그렇게 물어오니 나 또한 살면서 눈물을 심어본 적도 있는 것 같기도 해서 멜랑콜리할 것 같은 이 산문집을 기꺼이 읽기 시작했다. 소설가 이주혜 소개 번역가이자 소설가.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2016년 단편 로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 《자두》와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를 썼다.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나의 진짜 아이들》, 《온 여름을 이 하루에》, 《초콜릿 레볼루션》, 《레이븐 블랙》, 《프랑스 아이처럼》,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여자에게 어울리.. 2023.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