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연금술사의 판매부수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문학동네, 최정수 옮김, 2001)는 1988년에 출간 이후 150여 개국에서 68개 언어로 번역되어 지금까지 6천5백만 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파울로 코엘료 신드롬을 일으킨 베스트셀러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누적 15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 2021년에 발간되었다. 파울로 코엘료가 말하는 연금술은 철이나 납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이 아니라 만물과 통하는 우주의 언어와 통하며 각자 자아의 신화를 찾아 살아내는 것을 말한다.
연금술사의 줄거리를 보면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보물이 숨겨진 피라미드 꿈을 꾸고 실제로 보물을 찾아 나서는 모험담을 그린 아주 단순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그것을 이루어내는 이야기는 언제나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파울로 코엘료 소개
1947년 리우데자네이루 출생. 1986년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순례 여행기를 담은 『순례자』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1988년 『연금술사』로 작가로서 인지도를 쌓았다.
작품으로는 『브리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악마와 미스 프랭』, 『오 자히르』 『알레프』, 『아크라 문서』, 『불륜』, 『스파이』, 『히피』 등을 발표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줄거리
안달루시아 평원에서 양치기를 하는 청년 산티아고는 버려진 낡은 교회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하고 양 떼를 안으로 들여보낸 뒤, 성물보관소 자리에 서 있는 커다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막 다 읽은 책을 베개 삼아 잠을 청하고 지난주와 똑같은 꿈을 꾸고 잠에서 깬다.
신학교에 다니던 산티아고는 여행하는 것이 너무 좋아 아버지에게 신부가 되는 길을 포기하고 싶다고 말하자 아버지는 우리 중에 떠돌아다니며 살 수 있는 사람은 양치기밖에 없다고 말한다. 산티아고는 그렇다면 양치기가 되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아버지는 우리의 성이 가장 가치 있고, 우리 마을 여자들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배울 때까지 세상으로 나가 맘껏 돌아다니라며 선뜻 스페인 금화 세 개를 내어준다. 그 후 산티아고는 양치기가 되었다.
산티아고가 꾼 꿈은 이랬다. 양들과 함께 초원에 있었는데, 어린아이 하나가 나타나서 한동안 양들과 놀다, 갑자기 그 아이가 산티아고의 손을 잡더니 피라미드로 데려갔다.
그 아이는 이곳에 오게 되면 숨겨진 보물을 찾게 될 거라고 말하고 정확한 지점을 짚어주려는 순간, 바로 그때 꿈에서 깨고 만 것이었다.
산티아고가 양털을 깎아 팔기 위해 타리파 마을에 갔을 때, 해몽을 잘하는 노파를 찾아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다. 그 노파는 보물을 찾게 되면 그 십 분의 일을 복채로 내면 꿈풀이를 해 주겠다고 한다.
노파가 한 꿈해몽은 이랬다. "자네는 정말로 이집트의 피라미드에 가게 돼. 그리고 자네는 거기서 자네를 부자를 만들어줄 보물을 발견하게 되는 거야."
양치기 산티아고는 꿈해몽에 잔뜩 실망하여 꿈 따위는 다시는 믿지 않으려고 결심하며 노파의 집을 나온다.
산티아고가 광장에서 독서를 하고 있을 때 이번에는 자신이 살렘의 왕이라고 하는 어떤 노인이 나타나 산티아고가 가진 양 떼의 십 분의 일을 자기에게 주면 보물을 찾아가는 길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그 노인은 신기하게도 산티아고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산티아고가 보낸 어린 시절의 나날들을 전부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노인이 말하길, 자네는 자아의 신화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간절히 원한다면,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주게 되어 있다.
또 그 노인이 말하길, 만물의 정기는 사람들의 행복을 먹고 자라며, 때로는 불행과 부러움과 질투를 통해서 자라기도 하고,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라고 한다.
"보물은 이집트 피라미드 가까운 곳에 있는데, 보물이 있는 곳에 도달하려면 표지를 따라가야 한다. 자네는 신이 적어주신 길을 읽기만 하면 된다."라고 말하며 표지를 식별하기 어려울 때 도움이 될 보석, 우림과 툼빔을 건네준다.
산티아고는 양 여섯 마리를 노인에게 내어주고는 보물을 찾을 거라는 꿈에 부풀어 배를 타고 아프리카 탕헤르로 넘어간다.
그러나 탕헤르에 도착하자마자 산티아고는 양 떼를 팔아 마련한 여행 경비를 뒷골목 카페에서 만난 사기꾼에게 탈탈 털리고 만다. 하룻밤 사이에 산티아고는 전재산을 잃고 빈털터리가 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낙천적이었던 산티아고는 꿈을 잃지 않고 탕헤르 비탈진 거리 꼭대기에 자리한 크리스털 가게에 취직하여 그릇을 닦아주고 사업 아이템도 제안하여 크게 성공한다. 1년 만에 다시 산티아고는 사하라 사막을 횡단해 이집트 파이윰으로 가는 대상의 행렬에 합류한다.
끝없는 바람 소리와 침묵, 그리고 짐승들의 발굽 소리를 들으며 야영을 하면서 산티아고는 사막의 언어를 듣게 되었고, 오아시스 마을에서는 운명의 여자 파티마를 만나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그리고 부족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사막을 지나는 기나긴 모험 끝에 산티아고는 드디어 나이가 이백 살이고 모든 금속을 황금으로 바꾸어놓을 수 있는, '철학자의 돌'과 '불로장생의 묘약'을 가진 연금술사를 만나게 된다.
"연금술이라면 그대도 이미 알고 있네. 만물의 정기 속으로 깊이 들어가 만물의 정기가 우리 각자를 위해 예정해 둔 보물을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 걸세."
- 연금술사, 222쪽
산티아고와 연금술사는 사막에서 전쟁 중이었던 부대에 끌려가지만 연금술사의 가르침으로 자신이 바람으로 변화는 신기를 시전해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다. 산티아고는 맹렬한 바람을 일으키며 그 순간 진짜 바람으로 변했던 것이다.
"그대의 보물이 있는 곳에 그대의 마음 또한 있을 것이네."
- 산티아고와 헤어지며 연금술사가 마지막으로 한 말
연금술사와 헤어진 산티아고는 자신의 마음이 속삭이는 얘기에 온통 귀를 기울이며 계속 말을 타고 사막을 달렸다. 그러다 어느 모래 언덕을 오르려 할 때 산티아고의 마음이 속삭였다.
'네가 울음을 터뜨리게 될 장소를 그냥 지나치지 마. 그 자리가 바로 내가 있는 곳이고, 네 보물이 있는 곳이니까.'
연금술사 결말(스포일러)
마침내 모래언덕에 올라섰을 때, 산티아고는 뛰는 가슴을 억누를 길이 없었고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모래를 파기 시작했고, 밤새 모래땅을 파내고 또 파냈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대열에서 이탈한 무장한 병사들이 나타나 그의 몸을 뒤져 연금술사가 납을 금으로 변환시킨 조각을 빼앗았다. 보물을 찾고 있었다는 산티아고의 말에 우두머리는 자신도 보물이 나오는 꿈을 꾸었지만, 그런 꿈을 되풀이 꾸었다고 해서 사막을 건널 바보는 없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다.
산티아고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평원으로 돌아와 자신이 잠을 자곤 했던 교회의 무화과나무 아래를 삽으로 파기 시작했다. 반 시간쯤 지날 때 그이 앞에는 스페인 금화가 가득 담긴 궤짝이 놓여 있었다. 궤짝 안에는 눈부신 보석들이 함께 들어 있었다.
연금술사 독후감
책장에서 우연히 소설 <연금술사>가 꽂혀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2004년 11월 11일, 1판 30쇄 본이었다. 옛 추억에 다시 읽어보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허황된 이야기로 다가오기는 매한가지였다.
연금술사를 읽고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나 <천일 야화>,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가 연상된다는 이도 있었으나, 이 소설은 어린 왕자처럼 동화로 읽히지도 않고, 천일야화같이 이국적인 이야기로 들리지 않으며 칼릴 지브란처럼 매혹적인 언어로 말하지도 않았다.
소설 연금술사는 누구나 간절히 원하기만 한다면 이룰 수 있다는 정신 승리를 외치는 B급 판타지이다. 내가 간절히 원하기만 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줄 것이라는 말을 사람들은 믿고 싶어 한다.
파울로 코엘료는 산티아고가 원하기만 하면 심지어 인간이 맹렬한 바람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소설에서 아주 진지하게 보여줬다. 실제 코엘료는 젊었을 때 허황되게도 실제로 납을 금으로 바꿀 수 있다며 연금술에 심취하여 헛된 청춘을 소비한 경험이 있다.
작가야 그런 헛된 경험마저도 이렇게 그럴듯하게 소설을 써서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지만, 일반 독자들이 우주의 기운이니, 자아의 신화니, 만물의 정기니, 위대한 업이니 하는 허황된 꿈들을 평생 좇으며 살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나라는 무슨 일이든 정신력을 강조하는 문화가 있다. 하다못해 축구가 일본에게 패하는 것도 정신력이 섞어빠져서 그렇다고 한다. 그러한 근저에는 이런 소설도 한몫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연금술사가 더 많이 팔린 배경이기도 한 것 같다.
나이 들어 연금술사를 읽으면 조금 더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책장에 꽂아 두었는지도 모르겠다. 늦었지만 그만 도서관에 기증해야겠다. 가만, 기증하게 되면 정신 승리만을 믿게 되는 독자를 양산하는데 일조를 하게 되는 것일까? 그냥 재활용 처리를 해야 되는 것일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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