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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야기59

춘란의 계절, 김선희 청소년 소설, 사랑과 학폭 사이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 젊었을 때의 풋풋한 감정을 회상할 수 있어서 좋다. 김선희의 (자음과 모음, 2022)도 그런 소설이다. 아, 짐작하셨겠지만 제목은 난초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여주인공 이름이 춘란이다. 은 여주인공 춘란의 사춘기 시절 사랑을 다룬 연애 소설이다. 청소년문학은 대체로 2/3 지점까지만 재미있다. 우리 인생에서 청년기가 가장 빛나듯이 청소년 소설 또한 그런 것 같다. 2/3 지점이 지나면 높은 확률로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가 갑자기 생기면서 훈훈하게 급 마무리하는 것이 청소년 문학의 특징이다. 작가 김선희 소개 1964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나 서울 예술 대학 문예 창작학과를 졸업했다.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다. 2001년에 장편 동화 으로 제7회 황금 도깨비상을 수상했으며, 청소.. 2023. 3. 9.
히가시노 게이고 백조와 박쥐 줄거리와 결말 백조와 박쥐(현대문학, 2021)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2021년에 발표한 장편 추리소설이다. 1985년 문단에 데뷔했으니 2021년은 작가 생활 36년 차일 때 발표한 소설이다. 데뷔 후 50편 넘게 작품을 썼다고 하니, 1년에 거의 2권씩 추리소설을 쓴 셈이다. 2007년부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번역을 도맡아 온 번역가 양윤옥은 옮긴이의 말에서 이 소설을 '죄와 벌, 거대한 균형의 가늠자'라는 키워드로 소개한다.정의를 위한 분노, 검경과 변호사와 판사의 애환, 공소시효 폐지와 소급을 둘러싼 문제점, 가해자와 피해자 가족에 대한 언론과 인터넷의 경박한 배설 등 인간의 죄와 벌을 둘러싼 굵직굵직한 논의들이 총망라된 '사회파 추리소설' 계열로 를 분류한다.그러나 막상 이 소설을 읽어보면 정의에 대한 거창.. 2023. 2. 14.
최은영 작가 첫 장편 소설 밝은 밤, 여성의 삶이란 연말연시가 무기력하게 흘러가갔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꽤 힘든 나날이었다. 불면의 밤들이 이어졌고, 산다는 것에 물음표가 뱀처럼 이어졌다. 말로만 듣던 우울증이 이런 건가 싶었다. 그나마 최은영 작가의 첫 장편 소설 (문학동네, 2021)이 작은 위로가 됐다.소설 밝은 밤의 주인공은 서른두 살 이혼녀 '지연'이다. 남편과 이혼하고 지연은 도망치듯 서울을 떠나 '희령'에서 삶을 이어간다.희령에서 지연은 할머니를 만나게 되고 할머니를 통해 증조할머니의 인생 이야기를 듣게 되고 엄마의 인생도 다시 돌아보면서 자신의 삶을 천천히 이어갈 힘을 얻는다는 이야기이다.최은영 작가 프로필1984년 경기 광명 출생.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13년 작가세계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했다.지.. 2023. 1. 17.
김유담 장편소설 커튼콜은 사양할게요, 이십 대의 일과 사랑 김유담, 커튼콜은 사양할게요김유담의 (창비, 2022)는 연극배우를 꿈꾸다 취업을 한 스물여섯 조연희의 직장 생존기를 담은 청춘 소설이다. 이 장편소설을 읽기 전에는 커튼콜은 사양할게요라는 평범한 제목에 스물여섯 사회 초년생의 직장생활을 담은 그저 그런 평이한 이야기이겠거니 하고 별 기대감 없이 첫 장을 읽었다.커튼콜 curtain call의 사전적인 뜻연극이나 음악회 따위에서 공연이 끝나고 막이 내린 뒤, 관객이 찬사의 표현으로 환성과 박수를 계속 보내어 무대 뒤로 퇴장한 출연자를 무대 앞으로 다시 나오게 불러내는 일.그런데 "등장하자마자 퇴장하고 싶은 무대에 선 기분이다."라고 하는 첫 문장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읽어갈수록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었다.아, 이 작가, 이야기 힘이 굉장한데? 책을 손에서 놓.. 2023. 1. 4.
에쿠니 가오리 단편집,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손가락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 (김난주 옮김, 소담출판사, 2021)는 열일곱, 여고생들의 학창 시절을 담은 이야기들이다. 이 단편집은 2005년 출간되었던 것으로 2021년 리커버판으로 새롭게 출간된 소설집이다. 를 쓴 에쿠니 가오리는 일본의 3대 여류작가로 불린다.여섯 편의 단편소설집이 실린 의 주인공들은 모두 열일곱 여고생들이다.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각자의 여고시절이 회상될 수도 있겠다. 작가 에쿠니 가오리 소개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화법으로 사랑받는 일본의 3대 여류작가. 1964년 동경에서 태어나 미국 델라웨어 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 상을 수상했다. 동화적 작품에서 연애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반짝반짝 빛나는』으로 .. 2023. 1. 2.
명상 살인 줄거리, 명상의 힘이 넘치는 추리소설 추천 명상 살인 줄거리와 배꼽빠지는 명상의 세계명상이 너희를 구원하리라도서관에서 기막히게 재미있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바로 독일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가 쓴 (세계사, 2021)이라는 추리소설이다. 명상으로 살인을 한다? 제목만 봤을 때는 동양의 저주와 같은 것으로 사람을 죽이는 이야기의 서양 버전인가 생각했었다.책 뒤표지에 소설가 장강명은 "올해 읽은 소설 중 가장 재미있었다. 읽으면서 '진짜 재밌다'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라고 썼다. 프로파일러 표창원은 "책장을 펴자마자 그 기발함에 매료되어 밥 먹는 시간과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였다."라고 썼다.이 양반들이 돈 몇 푼 받았다고 공치사를 이렇게도 심하게 하나 했는데... 아니었다. 그들의 말이 진심이었음을 명상 살인을 다 읽고 나서 인정하지 .. 2022. 11. 11.
공지영 소설 먼바다, 첫사랑과 40년만의 재회 공지영 소설 먼바다, 페미니즘과 첫사랑 첫사랑은 처음이라 어렵다. 아직 영글지 않은 인생에서 가장 감성적이고 격정적인 시기에 벼락처럼 찾아오니 더욱 그렇다. 운 좋은(?) 사람들은 첫사랑과 결혼하기도 하지만 첫사랑은 애잔함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더 많다. 공지영의 소설 (해냄출판사, 2020)는 첫사랑을 먼바다 같은 이미지로 그리고 있는 장편 소설이다. 사실, 이 소설을 손에 잡은 지는 며칠 됐다. 대부분의 연애소설들은 빨리 읽힌다. 그런데 공지영의 먼바다는 조금 읽기만 하면 잠이 쏟아졌다. 이상한 일이었다. 첫사랑의 아련함 때문이었을까? 소설가 공지영 프로필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1988년, 창작과 비평에 으로 등단했다. 중학교 때 가톨릭 세례를 받았다. 이혼을 세.. 2022.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