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딸내미가 서울 가면서 지가 쓰던 삼성 갤럭시북 노트북을 아빠 쓰라고 주고 갔다. 지금 쓰고 있는 LG 그램 노트북도 딸에게 물려받은(?) 것인데 또 노트북을 물려받게 됐다.
LG 그램 노트북을 잘 쓰고 있던 딸이 어느 날 갑자기 간지 난다고 갤럭시북 노트북으로 바꿔는 덕분(?)에 아빠가 그램 노트북을 물려받았었는데, 이번에는 연수 때 갤럭시북 프로를 지원받아 갤럭시북이 필요가 없어져 준다는 것이었다. 반 년 정도 썼을까?...
아무튼, 이 노트북은 모델명이 뭔데? 하니까, 딸내미가 "그런 거 몰라도 된다, 아빠가 지금 쓰고 있는 노트북보다 사양이 좋으니까 그냥 쓰면 된다."라고만 했다. ㅠ
아무리 그래도 어떤 물건이든지 물건을 쓰려면 최소한 이름은 알고 써야 되지 않겠나 싶었다. 우리들의 어리숙한 시인 김춘수도 꽃이란 시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하지 않았던가?
꽃 김춘수의 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히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그래서 이 물건의 이름이 뭔가 하고 열심히 구글링한 결과, 요 노트북의 모델명은 마케팅적으로는 "삼성전자 갤럭시북"이고, 전문적으로는 "750 XDA"라는 걸 알았다. 혹시 노트북 모델명이 뭘까 궁금해하실 분을 위해 노트북 모델명을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을 소개하면 이렇다.
노트북 모델명 확인 간단 방법
노트북 모델명을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노트북 뒷면을 보면 된다. 노트북 뒷면에는 아주 깨알 같은 글씨로 모델명과 식별부호, 제조국가, 제조업체, 제조년월 등등이 프린트되어 있다. 보니까 이 갤럭시북은 2021년 10월 제조되었다.
어? 그런데 노트북 뒷면에 깨알 같은 글씨로 프린트된 모델명은 "NT750 XDA"라고만 표기되어 있었다. 이건 내가 알고 싶은 노트북 이름이 아닌데? 하여 노트북 모델명을 확인할 수 있는 두 번째 방법, 시작 --> 찾기에서 "시스템 정보"를 입력했다.
시작--> 찾기에서 "시스템 정보"를 입력하면 위 이미지에 보이는 것처럼 시스템 정보 앱이 뜬다. 시스템 정보 앱을 클릭하면 아래 이미지가 열리며 이 노트북에 대한 아주 상세한 정보를 담은 창이 열린다.
이 창에서 하드웨어 리소스는 어떻고, 멀티미디어 등 구성요소, 시스템 드라이버 등 소프트웨어 환경에 대한 세세한 정보들을 쫙 뿌려준다. 아, 됐고 난 모델명만 알고 싶단 말이야! 그런데 이 방법으로도 시스템 모델은 아래 이미지처럼 "750 XDA"라고만 나와 있었다.
ㅋ 여기서부터는 응용력을 조금 발휘하여 "750 XDA"를 구글링 하면 된다. 검색창에서 "750 XDA" 입력하고 엔터를 하면 비로소 다나와 사이트 등에서 "750 XDA"은 삼성전자가 생산한 갤럭시북 노트북이라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음, 요놈 이름이 갤럭시북이란 말이지, 그런데 왜 시스템에서는 무슨 암호처럼 "750 XDA"이라고 해? 아마도 삼성의 마케팅이겠지, 소비자가 이해하는 수밖에, 그래야 잘 팔릴 거니까 했다.
역 물려받기
딸내미의 불친절로 오늘 노트북 모델명 확인하는 방법 하나 공부한 걸로 퉁쳤다. 그건 그렇고, 물려받기는 동생이 형이나 언니한테 물려받는 걸 말하는 데, 우리 집은 어째 거꾸로인 것 같다. ㅎㅎ
나는 아들이 안 입는 바지를 순수한 의미로 물려받아서 입는데, 와이프는 딸내미 옷을 가끔 뺏어 입는다. 하긴 나도 아이들이 보던 책을 슬쩍 보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스마트폰마저도 내 갤럭시노트 9이 녹조 현상이 생겨 딸이 안 쓰는 폰을 지금 쓰고 있다. ㅠㅠ
뭐, 어때? 지구환경을 생각해서 "아나바다"하는 거지. 그런데,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도 나이가 들어가니 조금 서럽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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