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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로그라인

한 달 동안 블로그에 매일 글을 올리면 생기는 일들

by 로그라인 2022. 8. 10.

나에게 블로그란?

이 글은 로그라인 블로그에 서른다섯 번째 올리는 글이다. 이 말은 곧 블로그를 개설한 지 35일이 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블로그를 7월 7일 개설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올렸으니까. 그러니까 정확히는 35일 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생기는 일이라고 해야 되는데, 그냥 한 달이라고 했다. 어그로다.

이 글은 한 달 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렸더니 이런 일들이 생기더라, 블로그를 지금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혹시 도움이 될까, 이 글을 올린다. 지난 한 달을 스스로 돌아보는 의미도 있다. 돌아봐서 뭐 어쩔 건데? 하시면 별로 할 말이 없다. 우리들 인생이 늘 그러하니까.

1. 하루를 조금 더 의미 있게 보내게 되더라.

블로그 글을 올리면서부터 하루를 조금 더 의미 있게 보내는 느낌이 들더라. 블로그에 주로 책을 읽고 서평? 비슷한 독후감을 올리기도 하는데, 책을 읽을 때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릴 것을 생각해서 인상적인 부분에 투명 테이프를 붙이거나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바를 나름 정리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무미건조한 일상이나마 없는 의미를 찾게 되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습관도 생겨났다. 집 밖은 위험하다는 생각에 점점 포획당하고 있는 나로서는 카페를 가거나 맛집을 가거나 하는 것도 아니어서 사실, 블로그에 올릴 만한 소재도 딱히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일기 같은 글만을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하여 대개 관념적인 글을 올리게 되고, 그러려면 단조로운 일상의 의미를 찾지 않을 수 없는 긍정적인 현상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2.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생기더라.

블로그에 매일매일 글을 올리니까, 이 허접하기 그지없는 내 글을 봐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내 글을 읽고 기꺼이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생기더라. 솔직히 내 글이 무엇이 볼 것이 있다고, 그 귀한 시간을 내어 읽어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에게 무한 감사의 마음이 자연 생긴다. 

그리고 공감 표시의 하트 숫자가 올라갈수록 도파민이라고 해야 하나? 하트 숫자에 비례하는 듯 내 몸에서 기묘하게 행복감이 퍼져가는 생리 현상이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그것이 무엇이라고. 내 글을 읽으신 분들이 공감을 느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나름 애쓰는 나를 발견하고 더러 웃기도 했다.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포인트라고 위안을 하면서.

그래도, 글을 읽지도 않고 본문과 상관이 전혀 없는 댓글을 보면 기분이 나빴다. 이 분들은 도대체 뭐 하시는 사람일까? 댓글과 구독 품앗이가 그들의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늘 미스터리였다. 미안하지만 그런 분들은 아예 차단을 해버렸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싶진 않았다.

3. 애드센스도 게재할 수 있더라.

블로그를 개설하고 아마 보름쯤 지나고 나서 애드센스를 신청한 것 같다. 7월 22일? 애드센스 수익도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신청하게 되더라. 애드센스 게재 승인을 8월 7일 받았으니 블로그를 개설하고 31일 차였다. 이제 애드센스를 게재한 지 3일 지났는데, 그간 수익은 0.55달러, 우리 돈 718원이다. 하루에 239원이고, 34개의 글을 올렸으니, 글 한 개당 7원이다. 7원짜리 글을 나는 이토록 시간을 들여 고치고 또 고쳐가며 쓰고 있는 셈이다.

티스토리 대문 이미지
티스토리 로그인 할때마다 보이는 이미지

그럼에도 아주 조그만 자긍심을 위해서 애드센스를 달았다. 위 이미지는 "당신의 이야기가 값진 수익이 됩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티스토리에 로그인할 때마다 보이는 이미지다. 하루 수익이 71,500원이고 최근 7일 수익이 152,610원이라니 뻥을 쳐도 넘 심한 개뻥이지만, 카카오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바도 아니다. 

수익만을 바라고 블로그를 하는 건 아니지만, 나도 인간인지라 아주 작은 수익이 블로그를 하는 동인이 될 수 있음을 부인할 수만은 없더라. 

로그라인 블로그의 운명

아주 먼 옛날이어서 기억마저도 흐릿한 어느 날, 천 개가 넘는 글을 썼던 블로그를 삭제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각인되어 있다. 블로그를 삭제하는 건 글이 한 개가 있든 천 개가 있든 아주 간단했다. 그때는 매일 글을 쓰지는 못했으므로 수년간의 기록이 클릭 한 번으로 깡그리 없어지는 걸 보고, 인생도 이렇게 흔적도 없이 거짓말처럼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음을 느꼈다. 블로그를 삭제하고 나서 가끔 후회하기도 했지만, 잘 삭제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로그라인 블로그도 어느 날 예기치 않게 삭제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 그렇지 않던가? 가끔 지나온 흔적을 깨끗하게 지우고 싶다는 강력한 욕망에 영혼이 주체하지 못하는 그 위험한 순간들 말이다. 그 순간을 위하여 지금 이 글을 남기고 있다. 제발, 지우지 말라고, 방치해도 좋으니 이 블로그만은 그냥 놔두라고. 지금으로서는 부디  "아무 의미 없음"이라는 결론에 스스로 다다르지 않기를 바랄 뿐.

지금 생각에는 내가 모니터의 글을 읽을 수 있고, 타이핑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매일 글을 쓸 것 같다. 무의미하지만 무의미 한대로, 그것도 인생이니까. 행복하면 행복 한대로, 또 불행하면 불행 한대로 감정을 스스로 속이지 않고, 이 블로그에 그냥 남겨볼 생각이다. 그것이 내 인생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영원히 절대 알 수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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