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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그라인

아웃 오브 아프리카 줄거리와 결말, 실화 바탕 추천 영화

by 로그라인 2023. 6. 26.

대자연과 사랑, 그리고 OST

시드니 폴락 감독이 연출하고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가 열연한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는 내 청춘의 한 모퉁이를 오랫동안 사로잡았던 영화로 남아있다. 케냐 현지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1985년 아카데미 11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작품상과 감독상, 촬영상, 음악상 등 7개 부분을 수상했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덴마크 소설가 카렌 블릭센(Karen Blixen/1885~1962)의 자전적 소설 'Out of Africa'를 각색하여 만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원작 영화이다. 

영화에서처럼 실제 카렌은 스웨덴 출신의 브로 남작과 결혼하였으며 그가 옮긴 매독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성이 된다.  브로와 이혼 후 카렌은 영화의 내용과 같이 경비행기를 모는 모험가 데니스와 연인 관계였으나 그는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의 빼어난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맛도 일품이지만, 영화 촬영지 케냐의 풍광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영화음악도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오프닝 시퀀스와 함께 울려 퍼지는 존 배리가 작곡한 이 영화의 메인 OST는 영화음악의 절정을 보여준다.

원작 작가 카렌 블릭센 프로필

1885년 덴마크 룬스테드 출생. 화가가 꿈이었던 카렌은 덴마크 왕립미술원과 파리와 로마에서 미술을 잠시 공부하기도 했다. 1913년 스웨덴 출신의 육촌 브로 폰 블릭센-피네케 남작과 약혼한 후 함께 케냐로 이주하여 결혼식을 올리고 나이로비 근교에서 커피 농장을 시작한다.

1915년 남편이 옮긴 매독으로 카렌은 오랜 기간 고생을 하게 된다. 1925년 남편과 이혼한 카렌은 케냐에서 알게 된 데니스 핀치해턴과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만, 1931년 그가 경비행기 사고로 사망하고 대공항 여파로 커피 농장까지 파산에 이르자 농장을 처분하고 고향인 덴마크로 돌아온다.

덴마크에서 칩거를 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한 카렌은 1934년 아이작 디네센이라는 필명으로 그녀의 첫 번째 소설 '일곱 개의 고딕 소설 Seven Gothic Tales'을 미국에서 출간하여 단숨에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케냐에서의 17년간의 삶을 그린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1937)는 미국에서 베스터셀러에 올랐고, 이후 '겨울 이야기'(1942), '천상의 복수자'(1947년), '마지막 이야기'(1957), '운명의 일화'(1958), '초원 위의 그림자' (1961) 등을 발표하며 덴마크를 대표하는 작가가 된다.

카렌 블릭센 소설들 중에서 드라마나 영화화가 된 작품들은 거장 오손 웰즈가 연출한 '불멸의 이야기'(1968), 시드니 폴락이 감독한 '아웃 어브 아프리카'(1986),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바베트의 만찬'(1987), '바베트의 만찬' 등이 있다. 

1939년 덴마크 타베아 브란트상을 수상했으며 1954년과 1957년 각각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고, 1959년에는 미국 학술원이 수여하는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다. 헤밍웨이와 아서 밀러, 펄 벅 등 동시대 문인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그녀는 1962년 덴마크에서 사망했다.

포스터
영화 포스터

아웃 오브 아프리카 줄거리

이 영화의 도입부에서 여주인공 카렌(메릴 스트립)이 관객들에게 들려주는 첫 번째 에피소드는 그녀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압축하여 보여준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가 앞으로 전개될 줄거리를 한 마디로 요약해 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카렌은 덴마크의 한 사냥터에서 애인에게 이유 없이 버림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되자, 함께 사냥을 하고 있던 그의 형인 브로 남작에게 곧바로 가서는 거침없이 청혼을 한다.

브로가 자신은 처녀와 결혼을 해야 한다고 말하자, 카렌은 그에게 돈을 보고 결혼하라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브로 당신은 재산을 탕진하고 하녀들이나 집적거리고 다니는 신세인데 나랑 결혼하면 적어도 우리가 친구는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다.

어안이 벙벙해진 브로가 내가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되는 것인지 되묻을 정도로 그것은 당돌한 제안이었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 여주 카렌은 그런 여성이었다. 1910년대였지만 그녀는 이미 봉건적인 악습이나 편견 따위는 깡끄리 무시하는 용기로 똘똘 뭉쳐 있어서 자신의 운명은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강한 열망에 불타는 여성이었다.

이어서 영화는 "나는 아프리카에 농장이 있었다"라는 내레이션이 흐르며 1913년,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을 낮과 밤을 가로질러 횡단하는 나이로비행 열차를 보여주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카렌은 기적 소리를 내뿜던 기차를 세워 상아를 싣는 데니스 핀치해튼(로버트 레드포드)을 우연히 만나 통성명을 나눈 뒤, 드디어 나이로비에 도착한다. 그녀를 맞이한 흑인 집사 파라 아덴이 브로가 묵고 있는 무타이카 클럽으로 그녀를 안내하고, 그녀는 아프리카에 도착한 지 한 시간 만에 결혼식을 올린다. 아주 빠른 템포로 카렌은 남작 부인이 되었고, 브로는 돈과 농장을 얻었다. 

브로는 목축업을 하기로 약속했지만, 카렌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커피 농장을 이미 시작해 놓았다. 커피 열매를 수확하기까지는 3~4년이 걸리는 일이었지만 브로는 커피나무 식재를 인부들에게만 맡겨놓고 며칠씩 집을 떠나 사냥을 하러 다니기만 한다.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카렌은 인부들과 함께 커피나무를 심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커피 수확이며 농장의 험한 일들을 도맡아 하기 시작한다. 그 무렵 데니스가 가끔 찾아와 모차르트 음악을 틀어놓고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들이 고단한 그녀에게는 유일한 위안이 된다. 데니스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그녀에게 글을 써보라며 만년필을 선물한다.

네이트론 호수로 향하는 행렬
네이트론 호수로 향하는 행렬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브릭은 전쟁에 참전하러 가고, 파라핀과 300명분의 통조림을 보내달라는 남편의 전언을 들은 카렌은 자신이 직접 인부와 달구지를 이끌고 간다. 황야에서 야영을 하고 사자의 습격을 받는 등 위험천만한 긴 시간들을 보낸 끝에 겨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네이트론 호수에 도착한다.

네이트론 호수에서 브로와 하룻밤을 묵은 카렌은 매독에 걸렸고, 덴마크로 가서 치료를 받고서야 아프리카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아이를 임신할 수 없는 몸이 되었고, 그런 그녀에게 브로는 돈 많은 여자와 결혼하게 되었다며 이혼을 요청한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 결말

데니스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달달하게 느끼고 있던 카렌은 함께 살자고 애원해 보지만, 그는 자유를 포기할 수 없다며 그녀를 기어이 떠나간다. 데니스는 자연이든 인간이든 소유할 수 없고, 모든 것은 스쳐 갈 뿐이라는 관념을 가진 남자다.

카렌, 내가 당신과 함께 있는 건 내가 선택했기 때문이오. 다른 사람의 방식으로 내 삶을 살긴 싫어요. 내게 그런 요구는 하지 말아 줘요. 다른 사람의 삶의 끝에서 나를 발견하고 싶지 않아요. 내 삶은 내가 책임져요. 가끔 외롭고 혼자 죽을지도 모르지만 그게 공평한 거요.
- 대니스(로버트 레드포드)의 명대사

그러니까 데니스의 말은 카렌을 사랑하지만 소유하거나 소유당하기는 싫다는 것이고, 다른 사람(카렌)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은 더더욱 안 될 말이라는 것이다. 뭐지?

이에 대해 카렌은 데니스에게 자신이 소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이며, 그런 가치를 가진 뭔가를 소유하려면 당연히 대가가 따른다는 걸 강하게 어필한다.

난 당신이 배우지 않은 걸 배웠어요. 세상에는 소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런 것들에는 대가가 따르고 난 그중에 하나가 되고 싶어요.
- 카렌(메릴 스트립)의 명대사

다른 사람의 삶의 끝에서 나를 발견하고 싶지 않다는 데니의 말은 비록 미학적으로 매력적인 명대사인 것 같긴 한데, 뭔가 야로가 있는,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말인 것 같다. 뭐, 어쨌든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데니는 그렇게 카렌을 떠나가고 만다. 

어느 날 밤 카렌의 농장에 큰 불이 나고, 그녀가 일군 모든 것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커피농장 파산에도 그녀는 원주민 마사이족이 살아갈 삶의 터전을 마련하기 백방의 노력을 다한 끝에 덴마크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몸바사 항구까지 비행기로 태워다 주기로 한 데니스마저 비행기 사고로 추락사한다.

카렌이 파산하고 짐을 꾸리는 장면, 데니스의 장례식을 치르는 장면, 집사 파라 아덴과 그녀가 학교를 세워 글을 깨친 마사이족 소년들과의 이별 장면은 보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아, 이렇게만 결말을 쓰면 아웃 오브 아프리카가 말할 수 없이 슬픈 영화가 되지만 달달한 에피소드들도 중간중간 많다. 데니스가 머리를 감겨주는 장면, 경비행기를 태우고 아프리카 대륙을 횡단하는 장면, 아름다운 선율을 깔아놓고 둘이서 춤을 추는 장면 등등.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

아무튼, 이 영화를 연인과 함께 본다면 샴푸를 한 번은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조금 진지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스스로 개척하려는 카렌의 용기와 의지에 감응하고 있는 자신을 가슴 깊은 곳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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