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클락키 거리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야경
지난번 싱가포르 출장을 다녀왔었다. 이제 출장을 더는 갈 수 없으니 벌써 야매 전설이 되었다. 흩어졌던 사진들을 모아서 싱가포르 여행에서 가볼 만한 여행지를 정리했다.
싱가포르 도착 첫날, 싱가포르에서 핫하다는 클락키 거리를 찾았다. 리버워크 강변에 위치한 클락키 거리는 댄스 클럽 등으로 파티가 나름 유명하다고 했다. 리버워크 강변을 산책하다 킹크랩으로 저녁을 먹었다.
좁다란 강 넘으로 보이는 둥근 지붕이 있는 건물이 국회의사당이다. 아담한 규모다. 역시 실용적이고 청빈한 도시 국가이다.
강변 너머로 이국적인 풍경을 바라보며 저녁을 먹는 것도 괜찮았다.
저녁을 먹고 클락키 거리를 둘러보려는데 갑자기 때아닌 세찬 소나기가 쏟아졌다.
리버크루즈를 타기 전에 비가 그칠 때까지 식당에 머물러 있었다. 잠깐 식당에 발이 묶인 동안 일행들은 밤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어딘지 갑론을박을 벌였다. 물론 답은 없었다.
장대비는 이내 그쳤고 드디어 마리나 베이로 향했다.
리버크루즈라고 불리는 유람선을 타고 마리나 베이를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아갔다. 리버크루즈를 타니 원근으로 보던 홍콩의 야경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인피니티 스위밍 풀
무엇보다 배가 유영하고 있는 듯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빌딩 사이로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2010년 오픈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57층 규모의 타워 빌딩 3개가 연결돼 있다.
객실만 무려 2,561개이고 150m 길이의 인피니티 스위밍 풀이 압권이다. 모셰 사프디(Moshe Safdie)가 설계하고 쌍용건설이 시공했다.
다음 날, 현지 바이어가 제법 힘이 있었던 지 오바마가 묵었다는 스위트룸 침대에 아주 잠깐 몸을 던졌고 인피니티 스위밍 풀에는 아주 잠깐 발을 담갔다.
강변에서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레스토랑이나 팝에서 저녁이나 맥주로 마리나 베이의 야경을 즐기고 있었다.
어디선가 한국 노랫말도 들려왔고 왁자지껄한 웃음소리도 들렸다. 만만한 게 홍콩과 싱가포르라더니 한국인들도 많이 와 있었다.
웅장하고 화려한 규모를 자랑하는 건물들이 사방으로 즐비했다. 그 중에서 배 모양을 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 단연 압권이었다.
리버크루즈를 타고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지나고 있을 때 마침 레이저 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파리스 왕자와 헬레네
흔들리는 리버크루즈에서 뜬금없이 일행들은 트로이의 어리숙한 왕자 파리스가 왜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주었는지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동석한 바이어 중에 '헬레네'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국적인 여성이 빤히 쳐다보고 있었어 그랬을까. 아니면 마리나 베이가 자아내는 몽환적인 풍경이 아주 옛적 그리스 로마 신화를 떠올리게 했을까.
아무튼, 싱가포르 리버크루즈를 타고 멀리 보이는 더 플러턴 호텔이나 멀라이언 동상에 눈길을 주다 보면 40분이 후딱 가버린다.
일행들의 이야기는 파리스 왕자와 헬레네의 사랑싸움 이야기도 절정으로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레이저쇼를 하고 있을 때 클락키 강변에서도 어떤 공연을 하고 있었다. 리버크루즈 관람을 마치고 선착장에 내리고 있을 때 유흥의 감각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클락키 광장엔 많은 인파들이 붐볐다. 올 때마다 다른 느낌이 드는 이 도시는 무엇이랄까, 싱가포르가 실제적으로 변한 것도 있겠지만 내 마음의 변화폭이 그때마다 더 큰 것이었겠지.
관광으로 고단한 몸을 이끌고 숙소인 M호텔로 돌아왔다. 열대야나 다름없는 기온이지만 호텔 안은 추울 정도였다. 마침, 매력적인 헬레네가 콜을 넣었다. 멋진 펍을 아는데, 맥주 한잔 하지 않겠느냐고.
싱가포르에 머무는 동안 하룻밤도 거르지 않고 헬레네와 맥주를 그 펍에서 먼동이 터올 때까지 마시는 단골이 되었다. 싱가포르는 홍콩보다 훨씬 깨끗했고, 도시의 여러 시스템도 잘 작동했다.
싱가포르에 다시 갈 일이 내 인생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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