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은 바삭바삭한 부추전이 제맛
이름도 이상한 태풍 난마돌 영향으로 비가 제법 세차게 내립니다. 비 오는 날은 아무래도 부추전에 동동주 한 잔이 생각납니다. 추석 때 장모님께서 주신 부추로 생전 처음 부추전 만들기에 도전해 봤습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두근두근하면서요. ㅋ
부추를 우리 동네에서는 정구지라고 하는데요. 아마도 부추만큼 다양한 방언을 가진 식물도 드물 것 같습니다.
부추의 다양한 사투리들
부추를 경상도에서는 정구지로 제일 많이 부르고 소풀 또는 '솔'로도 부릅니다. 언젠가 전국 팔도 모임에서 부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제주도가 가장 특이했습니다. 부추를 세우리(쉐우리)로 부른다고 합니다. 정력에 좋다고 아마도 정구지, 세우리로 부르는 모양입니다.
참고로 부추는 경기지역에서는 졸파, 부초, 전라는 저구지, 소풀, 충청은 졸, 정구지, 분초, 경북은 분추, 정고지 등 다양한 방언으로 불립니다.
부추전 맛있게 만드는 법 황금 레시피
재료 준비
부추 240그램, 오징어 한 마리 또는 건새우 적당량, 튀김가루 500g(종이컵 5컵), 청양고추 3개, 양파 1개, 당근 1개, 대파 한 움큼, 참치액 3큰술(소금 1 숟갈), 물 800㎖(종이컵 4컵), 식용유
부추전 반죽으로는 튀김가루뿐 아니라, 밀가루, 부침가루 등 아무거나 써도 괜찮습니다. 다만, 튀김가루로 튀기면 부추전이 조금 더 바삭한 맛이 난다고 하니까 참고하세요.
참치액을 넣는 경우에는 소금은 그 양만큼 넣지 않아도 됩니다. 참치액이 간 맞추는 역할도 하니까요.
요리 순서
01 부추 4~5㎝ 길이로 썰기
부추전은 모래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깨끗한 물에 서너 번 정도 씻어 주세요. 부천전에 쓸 부추는 길이 약 4~5㎝ 정도로 잘라 준비해 둡니다.
부추를 씻고 썰다 보니 장모님께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부추를 주셨구나라는 생각이 밀려오더군요. 부추를 씻을 때 부추 특유의 상큼한 맛이 퍼질 때 모녀지간의 대화가 떠오르기도 하고.
(장모님) 제주에서는 부추를 세우리라고 한다던데, 신서방도 세우리 될랑가 많이 넣었다.
(와이프) 엄마, 우리 각방 쓴 지 오래 됐거든...
02 건새우, 양파, 대파, 당근, 청양고추 썰기
부추를 썰어놓고 냉동실에서 건새우와 미리 썰어둔 대파를 출동시켰습니다. 파전에는 문어나 오징어 등 해물을 넣어야 제맛이 나는데, 귀차니즘으로 건새우로 대체했고, 생파 대신에 대파를 긴급 투입했습니다.
그리고 양파 한 개와 당근 한 개도 채 썰어 준비했습니다. 아직 요리 완전 초보라 양파와 당근을 채 썬다고 썰긴 했는데, 각이 제대로 잡히지 않습니다. 요리 학원을 갈까 고민 중이기도 합니다. ㅎ
03 반죽하기
튀김가루 500g(종이컵 5컵)와 물 800㎖(종이컵 4컵)의 비율은 오뚜기에서 제시하는 표준 레시피입니다. 부추전의 맛은 반죽이 좌우합니다. 밀가루를 너무 많이 넣으면 야채 본연의 맛이 희석되고, 밀가루를 너무 적게 넣으면 야채가 갈라지기 쉬우므로 표준 레시피가 제시하는 비율을 딱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죽은 너무 오래 저으면 끈기가 생겨 튀김의 바삭바삭한 감촉이 떨어진다고 하니까 빠르게 젓어 주세요. 또 얼음물로 반죽하면 더욱 바삭바삭한 튀김요리가 된다고 하니 참고하시고요. 반죽을 하고 나서 약간 찰기가 느껴지면 적당 비율인 것 같습니다.
각종 해물이 들어가지 않는 대신에 참치액 3큰술을 같이 넣고 반죽을 했습니다. 참치액을 넣지 않는 경우에는 소금 1숟갈을 넣으시면 되겠습니다.
반죽이 끝났으면 미리 준비한 부추와 건새우, 양파, 당근을 모두 넣고 잘 섞어줍니다. 건새우의 수염에 1회용 비닐장갑이 뚫릴 수도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본격 부추전 부치기
그리고 반죽과 재료를 잘 섞었으면 이제 팬에 본격적으로 튀기시면 됩니다. 부추전은 팬에 식용유를 적당량 두른 후 중간 불로 가열시킨 후 재료를 올려 고루고루 펴 주시면 되는데요. 저는 여기서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ㅋ
"어머 어머, 여보~. 이 팬은 참깨만 볶을 때 쓰는 거랬잖아. 우짜노~"
때마침 와이프가 퇴근해 왔길래 망정이지 아니면 큰 일 날 뻔했습니다. 참깨 볶음용으로 쓰는 낡은 팬이 있었는데, 그만 그 팬에다 부추전을 튀기니 식용유를 아무리 부어도 자꾸 눌어붙기만 하고 제대로 익지를 않는 거예요.
그래서 부랴부랴 새 팬에다 부추전을 옮기고 완성했습니다. 처음에는 식용유를 너무 작게 뿌려서 그런가 보다 해서 엄청난 양의 식용유를 투하하고 부쳤더니 기름 범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맛은 이상하게도 이렇게 부친 부추전이 더 고소하고 감칠맛이 났습니다. 몸에 안 좋은 걸 입은 더 좋아하는가 봅니다.^^ 식용유를 그렇게 부었으니. ㅋ
자, 이제 제대로 부친 부처전의 완성된 모습입니다. 적당히 노릇노릇하고 고루고루 잘 익은 것 같습니다. 장모님이 주신 부추는 4판이 나올 것 같습니다. 오늘 2판을 만들어 먹었고 남은 건 반죽한 채로 냉장고에 넣어두었습니다.
다시 기력을 되찾으면 제대로 해 먹어야겠습니다. 요리는 이 맛에 하는 것 같습니다. 실패를 하면서 하나하나 배워가는 맛. 와이프가 "사소한 거 하나라도 배우는 게 이리 어렵다."라고 하더군요. ㅋ
덕분에 오늘,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부추전을 안주삼아 동동주 한 잔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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