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와이프가 회식이라 딸내미와 단출하게 떡국을 끓여 먹었다. 어렸을 땐 설 명절 때만 먹었는데, 요즘은 자주 떡국을 끓여 먹는다. 떡국 요리가 편하기 때문에. ㅋ
작년에는 떡 5천 원어치를 사면 4인분으로 넉넉했는데 지금은 4인분이 먹기엔 부족한 양이고 세 사람이 먹으면 약간 남을 정도가 되었다.
떡국은 맛을 내느라 흔히 사골 육수나 멸치 육수를 많이 쓰는데, 육수를 쓰지 않고도 국물 맛이 진한 떡국을 끓일 수 있는 황금 레시피가 있다.
떡국 재료 준비(2인분)
떡국떡 2 밥공기, 물 2 밥공기, 쇠고기 150그램 정도
* 떡국떡은 밥공기 하나가 대충 성인 1인분이다. 딸내미는 배가 워낙 작아 1/2 밥공기만 했다.
떡과 물의 비율은 통상 1:1이다.
계란 2개, 맛술 1큰술, 참치액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후춧가루 톡톡, 대파 약간, 기호에 따라 소금과 참기름,
고명으로 쓸 김가루 한 줌
요리 시간 12분 이내
떡국 끓이는 순서
떡국 맛있게 끓이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순서가 약간 중요하다. 떡국 맛있게 끓이는 순서는 바둑에서 수순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1. 냄비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소고기를 넣고 잘 섞어준다.
2. 그리고 참치액 1큰술과 맛술 1큰술을 붓고 센 불에 볶아준다.
이때 다진 마늘을 넣고 같이 볶는다는 레시피도 있으나,
그렇게 하면 마늘 특유의 향이 증발되는 것 같아 뒤에 넣어주는 방식을 택한다.
3. 소고기가 80% 퍼센트 정도 볶아졌을 때 떡도 같이 넣어 볶는다.
이렇게 하면 떡이 코팅이 되면서 맛술과 참치액, 소고기의 향이 깊게 베어 든다.
단 떡이 아주 부드럽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탱글탱글한 떡맛을 원하시는 분들은 나중에 물이 끓기 시작할 때 떡을 넣어주면 된다.
4. 물이 끓기 시작하면 계란 두 개와 대파, 다진 마늘, 그리고 후춧가루를 톡톡!!
4.1. 처음 떡국을 끓일 때는 보기 좋으라고 지단도 만들고 했으나 지금은 만들지 않는다. 노력대비 가성비가 뛰어난 것은 아니기에. 계란을 풀어서 넣거나 냄비에 바로 계란을 깨트려서 적당히 풀어줘도 맛은 똑같기 때문이다.
4.2 떡국은 거의 소금이나 간장을 쓸 일이 없다.
떡 자체가 약간 간이 되어 있고 참치액과 고명으로 넣는 김가루도 소금기가 있기 때문에 굳이 소금이나 간장을 넣을 필요는 없다.
짜게 드시는 분들은 마지막에 간장이나 소금을 넣으면 된다.
5. 김을 뿌려주고 맛있게 먹으면 끝.
떡이 말랑말랑 해 졌으면 김을 뿌려주고 맛있게 냠냠하면 된다. 떡국 2인분에는 김 한 봉지가 적당량인 것 같다. 너무 많이 넣으면 느끼해질 수 있다.
딸내미가 워낙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지라 김을 넣었으므로 참기름은 따로 넣지 않았다. 그래도 고소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했지만 음식은 괜히 그럴 필요 없다. 육수내고 지단 올리고 하는 것 못지않게 맛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그게 실용 요리이자 생존 요리 레시피이다.
여담
어쩐 일인지 딸내미가 이번에는 미동도 하지 않고 방콕만 하고 있다. 저번에는 오랜만에 내려왔다고 얼굴 보기 힘들게 여기저기 바쁘게 쏘아 다녔는데 말이다. 살짝 걱정되기도 한다.
덕분에 요리를 해 내느라 몸은 고단하지만 내가 잘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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