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블로그 스킨을 북클럽으로 변경하고 나서 스킨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10월 20일이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 자잘하게 자꾸 욕심이 생겨서 10월 31일까지 그 짓을 계속하고 있었다.
마음이 심란할 때에는 뭔가 소소하게 집중할 일이 필요하다. 스킨을 조몰락거리면 잠시라도 잊을 수 있어 좋았다. 아무리 그래도 열흘 넘게 스킨을 변경하고 있는 건 아니다 싶어 딱 10월 31일까지만 하자고 했다. 그만 만족하자고..
10월 31일 늦은 밤, 나름 뿌듯하게 로그라인엑스 블로그 화면을 pC로 쳐다보고 있는데, 뭔가 없다는 것이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닌가. 매 페이지마다 있어야 할 페이지 숫자가 보이지 않았다.
목록 화면에서는 페이지 숫자가 다 보이고, 개별 글에는 페이지 숫자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었다. 아, 내가 또 HTML이나 CSS 코드 중에서 뭔가를 잘 못 건드렸나,하고 수정한 코드들을 하나하나 역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서 페이지 숫자가 왜 안 뜨는지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수정한 코드를 역으로 하나하나 다시 수정하기 전으로 돌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비전문가들은 이렇게 삽질을 하고 뻘짓을 한다.
그 삽질은 11월 1일까지 계속되었고, 마침내 로그라인엑스 블로그는 수정되기 전의 북클럽 스킨으로까지 되돌아가고 말았다. 캬....
그래도 수정코드에서 오류를 발견할 수 없었다. 아, 뭐지? 눈알이 팽팽 도는 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이쿠,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지? 하는 자괴감도 들었다.
그런데 11월 1일, 댓글을 달아준 이웃 님의 블로그에 답방을 가서 댓글을 달려는 순간, 그 이웃 님의 블로그에도 페이지가 보이지 않았다. 뭐지... 이분도 나처럼 CSS를 잘못 건드렸구나 동병상련을 느끼다, 어? 아닌데 이분은 CSS는 수정하시는 분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미쳤다.
그 순간, 블로그 페이지 숫자가 뜨지 않는 게 내 잘못이 아니구나..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다른 분들의 블로그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페이지 숫자가 있나 없나. 아, 티스토리의 모든 블로그에 있어야할 페이지 숫자가 사라지고 없었다. 오 하느님...
티스토리가 패치를 진행하고 있었구나, 그것도 모르고 무식한 내가 HTML를 잘못 건드렸다는 탓만 하고 있었구나. 아. 시.X. 패치를 하면 패치를 진행한다고 공지를 해 주든가 이게 모야..ㅋㅋ ㅠ
그리고 당초 수정을 완료했던 버전으로 이동해가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다시 삽질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왜 스킨을 저장해 놓지 않았던가? 잠시 후회가 밀려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어제, 10월 31일 버전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었다. 티스토리 블로그 페이지 숫자는 여전히 뜨지 않고 있다. 뭔 패치를 4일간이나 하고 있대.. 페이지 숫자 사라짐 현상은 10월 31일 저녁에 처음으로 나타났었는데 말이다.
다음 블로그와 티스토리가 통합하면서 서버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라고들 말한다. 다음 블로그에서 오신 분들의 새 글 피드 알림은 여전히 뜨지 않고 있고, 모바일 검색 화면에서 티스토리 글을 클릭하면 거의 대부분의 티스토리 블로그에 404 오류가 뜬다.
티스토리 앱에서 블로그 글의 태그를 클릭해도 목록 화면이 뜨지 않는 거와 같은 자잘한 오류는 수정할 생각이 아예 없는 건가 ...
그래도 뻘짓으로 얻은 게 있었다. HTML과 CSS 구조를 세밀하게 알 수 있었고, 덕분에 로그라인엑스 블로그의 모바일 페이지 스피드 점수는 49점에서 58점, 9점 상승했다. 흠, 소소한 이런 결과에 위안을 삼는다.
자신의 블로그 속도가 궁금하신 분은 구글이 운영하는 페이지스피드 사이트에서 자신의 블로그 속도를 페이지별로 측정해 볼 수 있다. 측정 시간대에 따라 자신의 PC 성능에 따라 점수 편차가 심하게 나타나긴 하나, 그래도 참고할 만하긴 하다. 일관되게 같은 시간과 기기에서 측정하면 편차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접근성 점수가 가장 낮다. 이미지 파일이 48px 보다 작다, 글씨 색상이 너무 흐리다, 시력이 안 좋으신 분들이 보기 어려워한다, 뭐 이런 자잘한 걸 지적질해주니까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도움은 된다.
내가 요즘 이러고 산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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