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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야기/장르소설

외과 의사, 한 여름 추리 소설 추천 메디컬 스릴러 리졸리 앤 아일스 시리즈

by 로그라인 2024. 7. 30.

연일 밤낮 없는 폭염이 무섭다. 어젯밤은 자정인데도 29도였다. 열기 가득한 한 여름밤에는 뭐니 뭐니 해도 소름 돋는 추리소설이 제격이다. 열대야를 시원하게 날려 보낼 추리소설로 '메디컬 스릴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테스 게리첸의 <외과의사>(박아람 옮김, 노블하우스, 2006)를 추천한다. 

<외과의사>를 펼치는 순간, 손에서 책을 떼기 어렵다. 흥미진진하고 잔혹하다. 그 끔찍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묘한 힘이 책장을 덮을 때까지 지배한다. 소설의 소재는 여성의 자궁을 적출하는 연쇄 살인범을 쫒는 이야기다.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유감스럽지만 이 소설을 읽는 것보다 그냥 더위를 참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테스 게리첸과 리졸리 앤 아일스 시리즈

1953년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스탠퍼드 대학에서 형질인류학을 전공했다. 1979년 캘리포니아 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따고 남편 제이콥과 함께 하와이에서 개업의로 활약했다.

테스 게리첸은 의사로 일하고 밤에는 로맨틱 스릴러를 쓰는 작가 생활을 병행하다가 1990년 뉴잉글랜드 메인 주로 이주하여 메디컬 스릴러를 쓰는 전업 작가가 되었다. 

1996년 첫 메디컬 스릴러 <Harvest>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이후 작품들도 연이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녀는 특히 리졸리 앤 아일스 시리즈로 유명한데,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 <외과의사>(2001)이다.

리졸리 앤 아일스 시리즈는 <외과의사>, <견습의사>, <파견의사>, <바디 더블>, <소멸>, <메피스토 클럽>, <악녀의 유물>, <아이스 콜드> 등 8편으로 구성되었다. 이 시리즈는 미국 케이블 방송 TNT에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외과의사 줄거리

소설 제목은 연쇄 살인범이 해부학 지식을 활용해서 마치 외과의사처럼(물론 마취는 하지 않는다) 여성들의 자궁을 적출한다 하여 형사들이 붙인 별명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연쇄 살인범은 한밤중에 독신여성의 집에 들어와 강간하고, 수술용 메스로 배를 갈라 자궁을 꺼내가는 극악무도한 살인마이다.

외과의사 책표지
책표지

<외과의사>의 주인공은 보스턴 경찰청 강력반에서 근무하는 30세의 여형사 제인 리졸리이다. 마초들이 우글거리는 강력반에 유일한 여성 형사가 제인 리졸리이다. 그녀는 잘 생기지도 않았고 못 생기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외모에 신경 쓰는 스타일도 아니다. 대충 캐릭터가 그려지는가?

그녀의 성장 환경도 강력반과 유사했다. 오빠 둘은 강력반 형사들처럼 행동했고 부모는 오빠 편만 들었다. 그럼 딸의 성격은 어떻게 형성될까? 제인 리졸리가 남자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진행되는 심리의 이면을 살펴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작가 테스 게리첸은 전직의사로서의 경험을 소설에서 마음껏 살렸다. 긴박한 수술장면과 병원 장면들이 디테일하게 묘사되면서 이야기가 긴장감 속에서 끝까지 전개된다.

<외과의사>에는 범인의 독백이 편지형식으로 가끔 등장한다. 그 독백을 읽고 있으면 마치 사이코패스가 옆에서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것처럼 그의 이상심리가 섬뜩하게 전이된다. 

간담을 더욱 서늘하게 하는 것은 범인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한다는 점. 작가는 소설 속 캐서린 코델의 입을 빌려 '악의 평범성'에 대하여 경고한다. 우리가 일상으로 늘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는 사람 중에도 범인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아무튼, 강력반 형사 제인 리졸리는 토마스 무어와 한 팀을 이루어 보이지 않는 사이코패스를 추적한다. 범인의 손아귀에서 유일하게 죽기 직전 살아남은 캐서린 코델과 위험한 사랑에 빠지면서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외과의사>는 앉은자리에서 다 읽은 몇 안 되는 소설 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만큼 잘 읽혔다. 테스 게리첸의 소설들은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에 판권이 팔렸었는데, 아직 영화화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 리졸리 앤 아일스 시리즈를 정주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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