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로그라인엑스 블로그 개설 100일째입니다. 그간 포스팅 개수는 이 글까지 83개입니다. 비록 100일 중에서 17일은 땡땡이를 쳤지만 내 인생에서 뭔가를 이렇게 오래도록 꾸준하게 해 본 적이 없었던 지라, 나도 이렇게 꾸준할 수도 있구나 조금은 놀랬습니다.
처음에는 블로그에 독후 감상문을 주로 올리려고 생각했는데 36개의 글 밖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책 읽기도 버거운데 그걸 또 정리해서 포스팅까지 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독서도 영화나 음악 감상처럼 인생의 한 순간에서 일회적으로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유희인데, 글로 정리하는 과정이 오히려 독서의 즐거움을 갉아먹는 역효과도 있었습니다.
영화 리뷰도 올리려고 했는데 단 하나의 영화 리뷰 밖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한 편이었죠.
독자의 적극성을 요구하는 독서와는 달리 영화는 수동적으로 감상하기만 하면 되는데, 오히려 영화 리뷰가 품을 더 많이 요구하는 아이러니가 있었습니다.
누적 페이지뷰는 42,391입니다. 웹소설 작가들은 닥치고 조회수라고 말합니다. 이는 블로거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정성 들여 글을 쓰고 발행했는데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자존감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제 글 중에는 공감이 1도 없는 글도 있었고, 페이지뷰가 제로에 가까운 글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용케 여기까지 왔습니다.
공감 수백, 수천 개가 반짝이는 글들을 보면 많이 부럽습니다.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조금이라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방문자들은 공감을 꾹 눌러 주었을 것입니다.
제 글에 공감이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도움도, 감흥도 없었다는 반증입니다. 시간 들여 검색해서 들어왔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글, 읽고 잠시라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구독자수는 지금 현재 47명입니다. 이 중에서 절반은 다짜고짜 맞구독을 요구하며 제 블로그를 구독하신 분들이고, 나머지는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과 말없는 구독자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말없는 구독자를 주목합니다. 이 분들은 내 블로그를 왜 구독하는 것일까? 가끔 생각해 봅니다.
블로그 애드센스 수익은 디테일하게 밝히면 애드센스 정책에 위반된다고 하니까 러프하게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엊그제 포스팅한 번역가 김고명에 의하면 10년 차 번역가의 경우 원고지 1매당 대개 4천 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제 블로그의 글은 환율 1달러 1400원일 때, 잘해야 원고지 1매당 55원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전문 번역가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꽤 정성을 들인 글들인데 시장은 번역가의 1.3% 수준밖에 쳐주지 않네요. 단순히 시간으로만 따지만 번역가보다 10배 넘는 품을 들이는 것 같습니다만...ㅠ
아무리 소일 거리로 하는 블로그라고 하지만, ㅋ 블로거도 10년 차가 되면 번역가 수준으로 대우 받을 수 있을까요? ㅎ
그래도 앞으로도 쭈욱 꾸준하게 해서 로그라인엑스 블로그 포스팅 1000개 후기도 올리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부지런하면 3년 뒤가 될 것이고, 게으름을 피우면 5년 뒤가 될 것이고, 방향성이 바뀐다면 아무런 기약도 없겠지만요.
그간 재미 없는 글에도 공감을 꾸욱 눌러주시고 관심을 갖고 댓글을 달아 주신 이웃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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