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널리틱스를 티스토리와 연동하면 재미나는 여러 가지 통계를 만나볼 수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는 내 블로그에 어느 국가(도시까지)에 사는 누가, 언제, 어떤 경로를 타고 내 블로그를 방문하여 어떤 글을 몇 초 동안 보고 갔는지 상세하게 알려주는 강력한 웹 애널리틱스 서비스이다.
티스토리에서 구글 애널리틱스를 연동하고, 조금 번잡하긴 하지만 구글 태그 관리자에서 작성한 태그를 블로그 스킨 HTML에 삽입하면, 유니버설 애널리틱스가 어떤 글에 게재된 광고를 어디에 사는 누가 몇 회 클릭하고 갔는지, 그래서 수익은 얼마 발생했는지를 거의 실시간으로 알려 준다.(수익이 넘 쥐꼬리 만해서 탈이지만. ㅋ)
심지어 내 블로그에 방문한 사람들의 아이피 주소도 알려 준다. 그래서 구글 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거의 대부분 기업들과 사이트 운영자들이 마케팅을 위한 웹 분석을 할 때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이 되었다.
구글은 자체 개발 역량도 뛰어나지만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부터 알아보는 능력이 더 탁월하다. 구글이 그간 인수한 수많은 기업 리스트를 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구글은 알파고로 유명한 딥마인드를 인수했고, 유튜브도 인수했다. 구글 마케팅 플랫폼 내에 자리 잡은 애널리틱스도 물론 인수한 기업이다.
구글은 스타트 기업을 끊임없이 먹어치우는 위험스러운 포식자이다. 구글은 점점 신을 닮아가고 있다. 아니 이미 신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위 그래픽은 블로그 로그라인 개설 이후 방문자들의 분포도를 나타낸 세계 지도이다. 파란색의 농도는 방문자 빈도를 나타낸다, 우리나라가 제일 진하고, 그다음이 일본과 미국 순이다. 유감스럽게도 세계에서 가장 큰 섬 그린란드는 아직까지 방문자가 1도 없다. 아프리카 대륙의 많은 국가들도 0이다. 북조선도 제로이다.(때문에 우리나라가 섬처럼 보인다)
참고로 유입수는 한국에서 22,816, 일본에서 444, 미국 302 캐나다 69, 호주 49, 베트남 28, 뉴질랜드 27, 독일 21, 홍콩 20, 필리핀 11, 싱가포르 11, 영국 10, 멕시코 10 순이고 나머지 39개국은 한자리 수 유입을 보였다.
한국을 제외하면 미미한 유입수 이긴 하지만 52개국에서 내 블로그를 보고 있었다니 하는 놀라움이 일었다. 클로즈업을 하면 도시 단위로 부산에서 왔는지, 모스크바에서 왔는지, 텍사스에서 왔는지 알 수 있다. 처음 방문자 분포도를 보고 든 생각은 이랬다. 한국을 알리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세계지도 구석구석을 파랗게 파랗게, 더 파랗게 칠하는 거야. 그래서 내 블로그 영토를 세계도처로 확장하는 거야, 라는 다소 무지몽매하고 허황된 꿈을 꾸었다. 풋.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앞뒤가 맞을 수 없는 생각이라는 게 금방 드러났다. 그것은 외국인들이 내 블로그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로 뻗어나간 우리 교민들이 내 블로그를 보고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위 세계지도는 내 블로그 영토가 아니라 다름아닌 우리 교민들이 지난한 역경을 뚫고 개척해 나간 세계의 영토인 것이다.
(뒤늦게나마 세계 도처에서 저의 블로그를 찾아주신 교민 여러분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사정이 이러면 블로그 글을 쓸 때 숙연해지기 마련이다. 아마도 그분들은 고국이 그리워 블로그라도 가끔 들여다보실 것이다. 하여,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써서 방문하시는 분들의 귀한 시간이 아깝지 않게 해야한다. (그렇지만, 손가락은 늘 마음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ㅜㅜ)
그리고 연령 통계를 보고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내 나이와 비슷한 연령 대에 계신 분들이 내 글을 보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25~34세에 위치한 분들이 33.50%로 제일 많았다. 다음으로 18~24세 연령대가 그 뒤를 이었다. 물론 이것은 표본으로 인한 착시일 수 있다. 20~30대가 인터넷을 제일 많이 사용하니까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어쨌든, 연령 통계 또한 블로그 포스팅을 할 때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오히려 젊은 청춘들이 내 블로그 글을 더 많이 본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해야 되겠다는 생각. 이삼십 대가 내 글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기성세대 편향적인 글을 쓰지는 않았는지 뒤를 돌아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로그라인 블로그 유입자의 성별 통계는 남성이 54.15%로 여성보다 조금 높다. 이 결과도 조금 이외이긴 했다. 왜냐하면 이갈리타리아니즘의 토대에서 전개되는 글을 많이 써왔기 때문이다. 성별 통계 또한 많은 시사점을 내게 던졌다.
(사실, 통계와 확률을 능숙하게 다를 줄 아는 사람이라면 굳이 구글 애널리틱스를 통하지 않더라도 저 세계지도의 분포도를 그릴 수 있는 근사치는 얻을 수 있다. 블로그 총 방문자수에다 우리나라 인구의 세계 분포 비율을 역산하면 어느정도는 추즉할 수 있는 지도이다. 방문자 연령과 성별 현황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연령별, 성별의 인터넷 사용 빅데이터에 블로그 글의 작성분야를 대입하면 어림수 정도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며칠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다시 읽고 있다. 칼 세이건은 지성을 갖춘 외계인들이 틀림없이 우리의 방송 전파도 수신하게 될 날이 언젠가 올 것이다, 그런데 하나같이 무익한 정치 선동, 저급한 예능, 쓸데없는 광고들로 가득 차 있는 전 세계의 방송을 외계인이 들으면 지구인을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좀 자정하자고 유머러스하게 지적하는 대목이 있다.
로그라인 블로그 글 역시 외계인이 보는 날이 있을 것이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고, 지구가 파괴되지 않고, 아니 그것보다 카카오가 망하지 않고 서버가 그때까지 남아 있다면 말이다. 우리와 차원을 달리하는 지성을 갖춘 외계인이 광막한 우주의 지평선 너머에 존재하고 있다면, 굳이 수고롭게 지구를 방문하지 않더라고 원격으로 서버를 얼마든지 이미 뒤져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 사명감마저 든다. 큭. 아, 물론 한낱 허황된 꿈에 지나지 않지만.
(나는 맥락과 상관없이 똑같은 댓글을 달고 다니는 블로거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외계인은 아닐까, 엉뚱한 공상을 하곤 한다. 왜냐하면 어떤 글이든지 똑같은 댓글을 달고, 어떤 댓글을 달아도 똑같은 답글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또, 댓글이 수없이 달린 블로그도 외계인이 아닐까 추측한다. 인간이라면 그런 무용한 짓을 할 리가 없고, 달리 그런 행동을 설명할 길도 없으니까. 외계인이 지구인의 심리를 테스트 하는 중이라고. ㅋ)
아무튼, 구글 서치콘솔과 애널리틱스는 심심할 때 들여다볼 수 있는, 킬링타임하기에 딱 좋은 재미나는 분석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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