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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 아스퍼거 증후군 증상과 테스트

by 로그라인 2024. 7. 18.

<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 (쥘리 다셰 지음, 마드무아젤 카롤린 그림, 양혜진 옮김, 이숲, 2017)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저자 쥘리 다셰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그래픽 노블이다. 여성 특유의 그림체가 잔잔하게 이야기를 이끈다. 

저자 쥘리 다셰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자폐에 대한 오진과 오해의 사례를 담담하게 풀어내 독자들에게 '정상성'과 '차이'에 대하여 성찰할 계기를 준다.

아스퍼거 증후군 증상과 정의

'아스퍼거 증후군'은 1944년 오스트리아 의사 '한스 아스퍼거'에 의해 '자폐성 정신질환'으로 처음 보고되었다. 쥘리 다셰는 작품 속 주인공 '마그리트'를 통해 아스퍼거 증후군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현대 의학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하나'로 생각되고 있다. 그래서 오진하기 쉽다. 1만 명당 2명 정도가 이 증상을 보이고,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4:1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여성의 비율이 낮은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교감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 증상을 어렵지 않게 감출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인간관계에서 소통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관심 분야나  활동 분야가 상당히 제한되어 대체로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타인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지내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아스퍼거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영화로는 <레인 맨>과 <포레스트 검프>가 있다. 그 외 <내 이름은 칸>, <심플 사이먼>, <스탠바이 웬디> 등이 있다. 최근 히트를 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는 변호사가 주인공이다. 이런 영화들을 보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증상들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 책표지
책 표지

제가 좀 별나긴 합니다만

이 책의 주인공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마그리트이다. 그녀는 동물들과 햇살이 화창한 낮을 사랑 한다. 초콜릿과 채식요리, 그리고 자신의 작은 개와 고양이들의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사랑한다.

마그리트는 매일 정해진 시간, 매일 같은 길목을 지나 회사에 출근을 한다. 회사일은 빈틈없이 잘하지만, 동료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마그리트는 동료들의 농담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수다 떨기도 불편할 뿐이다. 그녀의 말투는 단조롭고 억양은 기계적이다.

출근길

마그리트는 매일 정해진 일과에서 벗어난 일이 발생하면 극도로 혼란스러워한다. 점심도 도시락을 싸서 혼자 먹는다. 회사 모임은 어떻게 해서든지 빠지려고 노력한다.

사장은 마그리트에게 조직 생활을 잘해 줄 것을 요청한다. 마그리트는 팀장이 업무 지시를 서면으로 했으면 좋겠고, 귀마개를 쓰고 근무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한다.

마그리트는 사람들이 자신을 평가하는데 지쳐버렸다. 겉보기에는 비슷할지 몰라도 자신과는 딴판인 사람들... 그들을 따라 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에도 지치고만 것이다. 그녀는 모두 다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을 한다.

저녁 무렵

저자는 마그리트의 입을 빌려 아스퍼거를 대변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람과의 대면을 근원적으로 불편하게 느낀다. 특히 낯선 장소나 사람들과의 대면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에게 큰 고통이 된다는 것이다. 

회사생활과 사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던 마그리트는 전문가로부터 자신이 아스퍼거 증후군임을 진단받고는 비로소 홀가분해한다. 마그리트는 자신이 겪었던 인간관계 문제가 자신의 성격이 아닌,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비롯됐음을 깨닫고 아스피로서 새로운 삶을 찾아간다.

이 책의 저자 쥘리 다셰도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고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사회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학에서 강의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아스퍼거 증후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스퍼거 증후군 테스트는 전문의에게

아스퍼거 증후군은 천재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오해가 있다. 아이작 뉴턴과 아인슈타인을 비롯해서 니콜라 테슬라, 앨런 튜닝, 그리고리 페렐만 등 유명 과학자들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여 한 때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사실 그는 전문가 진단은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을 비롯해서 시중의 책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테스트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자가 진단해 보겠다는 것은 난센스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과연 병으로 볼 것이냐도 논란이고, 전문가조차 증후군을 판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인간이면 누구나 자폐 스펙트럼 그 어딘가에 위치해 있을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일론 머스크도 아마 자신도 천재이니까 자폐 증상이 아닌지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그가 보이는 행동은 ADHD 증상에 더 가까워 보인다.

아무튼, 자신이 사회생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대개 아동기에 진단받아야 예후가 좋다고 한다. 또 대개는 현실에 적응하면서 살아간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쥘리 다셰도 현실에 잘 적응하며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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