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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 행복한 일상의 루틴

by 로그라인 2022. 9. 29.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 행복한 일상을 위한 루틴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이치다 노리코, 윤은혜 옮김, 언폴드, 2022)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건져 올린 작가만의 신선하고 다양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이다.

이 책에는 잡지사 에디터이자 에세이스트로 활동하는 이치다 노리코의 일상 풍경들이 잔잔한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밥하고 빨래하고 요리하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과 글 쓰는 에디터로서 인터뷰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풍경을 통해 매일매일 조금씩 성장해 가려는 작가의 야무진 마음이 담겼다.

저자 이치다 노리코 소개

2006년에 창간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생활의 배꼽>에서 편집 디렉터로서 기획과 편집, 집필을 맡고 있다. 국내에 번역된 저서로는 《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이 있고, 2011년부터 무크지 〈어른이 되면 입고 싶은 옷〉도 만들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 ‘바깥의 소리, 안의 향기’를 운영하며 생활에서 발견한 다양한 생각들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홈페이지에서 '매일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쓴 글들을 다듬어 펴낸 것이다. 이치다 노리코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 글을 쓴다고 한다.

책표지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치다 노리코가 일상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생각들에 자연스레 공감이 갔다. 아주 사소한 일상일지라도 매일 아주 조금씩이나마 삶의 이면들을 약간 다르게, 새롭게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하며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려는 삶의 자세를 나도 따라 해보고 싶었다.

작가가 말하는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는 이런 것이다. '다정해진다'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다정함을 선택하는 걸 말한다. 다정함을 선택할 수 있으려면 마음이 강해야 한다고 이치다 노리코는 말한다. 자신에게 다정해지려면, 타인에게 다정해지려면 매일 아주 조금씩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 이 책은 그에 관한 이야기이다.

에필로그 중에서

매일 아주 조금씩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치다 노리코는 담담히 이어지는 매일이 어제에 이어 오늘이 오고, 오늘에 이어 내일로 이어진다고 한다.

반복적인 일상이기에 평소와 아주 조금 다른 새로움을 경험하는 것이 작은 변화를 만들어간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저자는 요리 하나에도 정성을 쏟고 작으나마 새로운 요리 방식을 시도해보는 것이 삶에 얼마나 위안이 되는 지를 자주 말한다. 이치다 노리코는 이를 '사소한 성장'이라고 표현한다. 요리를 해 보신 분들은 아마 공감할 에피소들이 올해의 목표는 다정해지기입니다에는 많다.

저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아침에는 아침대로, 저녁에는 저녁대로, 밤에는 밤대로, 하루를 만끽하며 느긋하게 살아가고 있다. 나도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데, 사실 잘 안 된다. 그럴 때 이 책을 읽어 보시라.

이치다 노리코는 요리도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하면 되는 거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느긋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뭔가 잘하려는 욕심, 제대로 하려고 하는 마음 비우기도 선행되어야 한다.

이치다 노리코의 주방 풍경

그러나 이치다 노리코의 삶의 방식이 되는 대로 사는 거라고 해석해선 곤란하다. 그녀는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삶의 방식을 새로운 시각으로 살펴보고, 조금 바꿔보거나 재구성해보는 과정을 무척 좋아하고 즐기는 스타일이다.

이치다 노리코의 주방 풍경을 보면 넘 살뜰하다. 욕조덮개는 욕실 천장에 설치한 압축봉에 걸어두고 말리고, 냄비는 말할 것도 없고 수세미와 세척용 솔까지 바싹 말린다. 배수구의 트랩과 기름망도 자기 전에 분해해서 씻은 후 꼭 말린다. 

물론 그녀의 주방이 365일 이렇게 정갈함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바쁜 날에는 바쁜 대로 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이치다 노리코의 방식이다. 이 책에는 너무나 소소한 생활 꿀팁들이 저자의 섬세한 감성으로 소개되고 있다. 아 이렇게까지, 깔끔을 떨어야 하는 대목도 있을 수 있으나,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대로 취사선택하면 될 일이다.

인상적인 문장

올해의 목표에서 인상적인 문장을 소개한다. 사도시마 요헤이 씨는 예전에 편집자였을 때는 "홈런을 쳐야 할 거 아니야?"라며 신인 만화가들을 매섭게 다그쳤는데 지금은 "홈런도 히트작이 아니어도 되니까 매일 만화를 그리는 거야!"라고 조언한다고 한다. 

꾸준함의 놀라움

"매일 타석에 사서 헛스윙을 하더라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다시 그 자리에 서는 것이다. 그런 노력을 한 사람은 언젠가는 매일 안타를 칠 것이다, 그러다 보면 홈런도 칠 수 있게 된다."
- 사도시마 요헤이

정말 멋진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사도시마 요헤이의 글을 보고 "나도 한 걸음씩 꾸준히 하자."라고 다짐한다. 한 걸음씩 꾸준히 걷다 보면 언젠가 전혀 다른 장소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는 말, 그 말을 나도 믿고 싶다.

언제나 좋은 면을 먼저 보려고 한다.(55쪽)

그리고 '플러스 안경'을 쓴 사람과 '마이너스 안경'을 쓴 사람이 있다고 하는 저자의 말은 공감 백배다. 나는 책을 읽어도 너무 비판적으로 읽는 바람에 좋은 면을 많이 놓치는 것 같다. 

다정해 지기 다짐

누구나, 무엇이든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양쪽을 다 가지고 있다면 좋은 점에 초점을 맞춰서 보면 되는데 말이다. 좋은 점을 찾을 수 있으면 다정해지기도 쉽다.

엊그제 이지영의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 드립니다> 리뷰를 올렸었다. 사실, 글을 올리면서 만약 작가가 보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의식은 했었지만 습관대로 비판적으로 글을 올리고 말았다. 결국 저자께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댓글을 직접 남기는 수고를 하셨다.

이치다 노리코의 말대로 앞으로는 렌즈를 깨끗하게 잘 닦은 플러스 안경을 항상 쓰고 세상을 보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럼, 지금보다 더 다정한 글도 쓸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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